서초동 길의 봄을 완상하며 걷는데 아짐 한 분이 제 앞에 서더니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제가 이런 황송한 인사를 받을 위인이 안 되는데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작년 한 해 급하다며 10~20만 원 정도를 수회에 걸쳐 빌려 갔던 고객입니다. 품성으로 보았을 때 당연히 갚을 것으로 알았지만 급여 문제로 몇 번은 긴장했던 터. 올해는 연락이 없어서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길에서 아는 체를 하시다니 역시 제가 사람을 제대로 읽었습니다. 자꾸 월급이 밀려서 다른 직장으로 옮겨가니 급여는 적어도 마음은 편하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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