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살구나무에 눈이 팔려 그 옆의 대추나무를 보지 못했습니다. 잘 익은 살구 맛을 보느라 대추나무에 꽃이 피는 줄 몰랐습니다. 살구꽃부터 살구가 익기까지 봄이 가고 여름이 왔으니 대추나무 꽃부터 대추가 익기까지는 여름날의 더위를 이겨내고 추석이 오는 가을을 기다려야겠지요. 그 날이나 저 날이나 저는 한강의 아침을 걷고 있겠지만 행여 자리를 빼앗길지 모르는 까치들은 거리로 뛰어나와 시위에 나섰습니다. 영문 모르는 왜가리의 고개는 아래로 갈지 위로 갈지 또한 영문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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