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지하철이 터미널역에 이르러 제가 내린 곳이 바로 에스컬레이터 옆입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이 다 올라가기를 기다렸는데 오늘은 일등을 하고 싶었습니다. 좀 더 빠른 걸음으로 일착으로 올라서 서지 않고 계단을 오르며 일등을 즐기는데 중간쯤 갔을까요? 한 젊은 사내가 제 옆구리를 치고 추월을 합니다. 그러자 이내 다른 사람들이 줄을 이어 제 앞으로 전진해버립니다. 순식간에 10위권 밖으로 밀린 저! 부질없는 등수 싸움을 하는 제 자신이 얼척이 없습니다. 그렇게 또 한 아침이 갔습니다.(2021.01.27)
택배나 퀵 일을 하시는 분들의 고충을 몸으로 느낀 어제 아침, 제품 각 5개를 넣은 상자 셋을 인근 건물에 배달할 일이 있어 카트에 싣고 나섰습니다. 두 블록을 지나 목표로 하는 건물 앞에 이르자 계단이 저를 기다립니다. 계단으로 카트를 밀어 올릴 힘이 없어서 각각 들어올려 1층에 당도했으나 앗!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입니다. 전달할 곳은 503호니 5층까지 꼼짝없이 들고 가야했습니다. 헉헉거리며. 낑낑대며 중노동도 이런 노동이 없습니다. 겨우 마치자 숨도 풀리고 다리도 풀리고 하늘도 풀렸습니다.(2021.01.26)
아직 새로 온 청소아짐을 못 뵈었습니다. 아니 은행 쪽에서 청소에만 열심이니 얼굴을 마주칠 새가 없습니다. 수없는 날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이나 그래도 앞으로 또 어떤 스토리가 전개될지 자못 궁금합니다. 네에! 금년 한해 여러 이야기들을 쏟아낼 아짐이 비단 이 청소 아짐뿐이겠습니까? 다시 인연이 시작된 편의점 아짐을 위시하여 가게에서 손님을 기다려야하는 저와 같은 처지의 주변의 여러 따뜻하고 소소한 정을 주고 받는 아짐사장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2021.01.25)
금년 들어 세 번째 맞는 일요일 철저하게 새해 목표를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눈을 뜬 시간에 관계없이 이불속에서 뭉갰습니다. 2층 샤워장이 문을 여는 8시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부질없이 화장실을 왔다 갔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펴놓은 책에도 눈을 두다, 8시를 기다리다가 몸살이 날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8시는 오고야 말았습니다. 부리나케 내려가 샤워를 하고 내친김에 집에서 아침식사까지 마친 오늘 평소보다 무려 세 시간을 집에 더 머물렀습니다만 역시나 새로운 습관의 구축은 이리 험난합니다. (202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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