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눈이 내리고 새벽에도 그리고 아침까지 눈이 내려 우리 집 초가지붕에 수북이 쌓이고 마당에 조금의 빈틈도 주지 않을 무렵 오전 열한 시쯤이면 세상과 유일한 통로가 되는 우체부 아저씨가 털모자를 쓰고 사립문을 밀고 들어오십니다. 몇 번 접어 노란 띠로 감싸고 거기에 우표를 붙인 신문을 전달하고 가십니다. 그 신문을 고구마와 무 싱건지를 곁들인 점심때까지 열심히 읽었던 월출산 자락 영암군 회문리 2구 초등학교 겨울방학 저의 소년시절 눈 오던 날입니다.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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