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이야기

제가 태어난 곳은(2020.12.07~2020.12.09)

자기 자신에게도 한없이 겸손해야 하는데 다소 방정맞았습니다. 아무리 집도(執刀) 다음 날 퇴원이라 하드라도 명색이 생살(비대해진 전립선)을 도려내는 아픔을 몸에 안겼는데 안정이나 휴식 없이 그대로 업무에 복귀한 것은 다소 무리였습니다. 몸이 피눈물을 흘리며 제 마음에 아픔을 안겨서 별 수 없이 며칠 피눈물을 훔치며 용서를 빌어 일주일이 지난 이제야 평정을 되찾았습니다. 잘 쉬는 일도 벼슬이고 잘 노는 일도 벼슬입니다. 공부하고 경험해야 아는 일들입니다. 

(2020.12.09)

 

 

 

퇴근길의 저에게 갈치를 구워놓았으니 저녁 식사 잘하라는 애엄마 카톡이 왔습니다. 역시나 잘 구운 갈치 네 토막이 저를 기다립니다. 순간 고민이 시작됩니다. 네 토막을 다 먹으라는 것인지 우리 식구가 딱 네 명이므로 내 몫은 한토막이 맞는지? 가정에 대한 기여도 순으로 따지자면 애엄마가 두 토막, 딸아이가 한 토막, 2대독자 아들아이가 한 토막이 맞는데 그러면 내 몫은 없는 것이고요. 밥이 시작되자 이 고민은 멀리 태평양으로 달아납니다. 한 토막을 금방 건너 두 토막에 이릅니다. 엄청난 자제력으로 두 토막에서 멈춥니다. (2020.12.08)

 

 

 

제가 태어난 곳은 전라남도 목포시 대성동 123번지이고 아버지께서 태어난 곳은 강진군 작천면 갈동리 학동마을입니다. 할머니와 큰아버지 가족이 계셨으니 저는 큰댁이라 부르며 아직 빈 집과 전답이 그대로 있어 간간 들립니다. 그런데 제 꿈에서는 어김없이 큰댁이 저의 집입니다. 어제 밤도 역시나 거기서 자고 버스로 나오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니 조상으로부터 이어지는 연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숭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상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한시라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2020. 12.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