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일찍 들어간 집에 당연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애엄마가 안방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행여 깰세라 조심조심 옷만 갈아입고 나와 저는 거실에서 머물다 평소 애엄마 잠자리인 소파에 그대로 들어 눕습니다. 그런데 다소 침대보다는 불편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여기서 그렇게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을까 미안해하며 잠이 들었는데 심야에 누가 깨웁니다. 애엄마입니다. 들어가 자라는 것입니다. ㅋㅋㅋㅋ잠자리 교체? 아니 각자 스스로의 자리로 원대복귀!
(2020.08.02)
들리신 서초 세 아짐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역시나 술자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정 아짐에게 쏠리지 않고 고루 제 관심이 돌아가도록 술잔과 화제를 배려하여야 합니다. 눈빛도 돌아가면서 교환해야합니다. 취기가 오를 무렵 어제의 해프닝을 만회하려는 한 아짐의 집중공세가 시작됩니다. 더욱 신경을 써야합니다. 마치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리저리 받아넘기며 산만해지려는 분위기를 잡습니다. 2차 맥주까지 무사히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을 집으로 향합니다. (2020.08.02)
이른 저녁 서초동의 아짐들이 술이 거나해지자 홍삼아저씨를 불러내자며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전화속의 목소리는 제가 아닌 “누구냐?”고 퉁명스럽게 되묻는 어떤 여자 분, 화들짝 놀라서 바로 끓고 일이 나겠구나싶어 다시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합니다. 저의 안위가 걱정이 되어 불면(?)의 밤을 보낸 아짐들께서 다음날 모두 가게로 오셨습니다. 8886 제 마지막 번호를 8885로 입력한 해프닝입니다. 하필 잘못 입력한 분의 전화로 걸었을까요? 저는 그 아짐 전화번호가 정확히 입력되어 있는데..... (2020.08.01)
7월 한 달 내내 계속된 장마로 계절을 장악하려던 더위는 구름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고, 장닭의 울음 대신 여의도 여름아침을 알리던 매미들의 울음소리도 물에 젖어 벚나무를 벗어나지 못해 그저 웅웅거릴 뿐, 찼다 빠졌다를 내내 반복하며 힘들어하던 한강의 물들도 드디어 다리아래 가장자리까지 이르자 이제 지쳤는지 제자리를 맴돕니다. 이를 지켜보는 제 마음 역시 우수에 젖었는데요, 그게 우수(憂愁)인지 우수(雨水)였는지는 내일 8월이 와야 알 것 같습니다. (2020.07.31)
친구들에 이어 이제 공직에 몸담았던 부인들의 퇴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랜 두 친구의 부인들이 이번 8월31일 정년퇴직을 앞두고 7월말까지만 근무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대로 있을 수 없었습니다. 가사를 겸하면서도 오랜 세월 친구를 지켜주고 우리들의 우정이 계속될 수 있도록 도와준데 대해 뭔가로 즐겁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역시 저야 늘 하던 대로 “만세”로 기운을 북돋고 축하의 말씀을 건넸더니 기뻐하시는 전화로 제가 더 고무되었습니다.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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