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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집에서 나오다 다시 들어가고(2020.07.22~2020.07.26)

며칠 내린 비로 우면산 계곡에도 물이 흐릅니다. 물 흐르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려 마치 깊은 산속에 있는 느낌입니다. 그뿐입니까?  우면산 꼭대기에 서있는 제가 마치 남산을 지나 북한산 정상에서 서울을 바라보는 것처럼 시야가 확 트였습니다. 내리는 비도 역시 한국산이 최고입니다. 멀리 중국산이나 일본산은 징글징글하게 오래 내리면서 동네방네 일을 다 만들어 생난리가 아니던데요. 우리 한반도가 세계의 중심이 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올해가 그 기점(起點)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 만세! (2020.07.26)

 

 

 

밥 한 그릇을 놓고 최대한 늦게 먹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세 숟가락도 지나기 전에 이 사실을 잊어버리고 허겁지겁 먹고 있습니다. 밥 늦게 먹기 이것도 제 일생 최대의 숙제입니다. 오죽하면 우리 식구들도 저하고 식사를 함께하면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되도록 같이 먹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더구나 가게에 있다 보니 나가서 식사의 경우도 재빨리 와야 된다는 생각에, 안에서 식사의 경우도 행여 오시는 손님에게 들킬세라 재빨리! 뉘를 탓할까요?  밥 늦게 먹는 방법이 있으면 한 수 배우겠습니다. (2020.07.25)

 

 

 

저는 참 못하는 게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앞으로 구르기를 못합니다. 중학교 때는 체육선생님으로부터 방과 후 지도까지 받았으나 동급생들이 보는 앞에서 옆으로 구르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지금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저는 또 헤엄을 못 칩니다. 단1초도 물에 뜨지를 못합니다. 그리하여 친구들과 물장난은 생각도 못했으나 아직까지 사는데 역시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운전도 못합니다. 자랑스럽게 운전면허증은 몇 번 갱신했지만 그냥 종이에 불과합니다. 여기에도 뒷말을 지장이 없다고 쓴다면 저를 속이는 일입니다. (2020.07.24)

 

 

 

 

아침 운동을 생략한 오늘 5시50분 거실로 나가자 뜻밖에 애엄마가 일어나 앉아 있다가 놀랍니다. 아니 서로 놀랍니다. “으짠 일로 벌써 인났당가?” 이건 제 입에서, “웬일이야? 아직도 안 나갔어?” 이건 애엄마 입에서. ㅎㅎㅎ 이게 우리 부부의 모습입니다. 서로의 생활패턴이 완전히 다르니 다른 분들 눈으로 보면 남남이  한 공간에서 그저 사는 것만으로 보일 것입니다. 그래도 벌써 30여년을 훌쩍 넘겨 여기까지 왔으니 스스로도 대견합니다. 모든 걸 잘 참아내면 그게 에너지로 승화합니다. (2020.07.23)

 

 

 

집에서 나오다 다시 들어가고, 가게에서 나오다가도 다시 들어가고를 매번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전 국민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마스크 때문입니다. 지갑, 열쇠, 스마트폰의 3박자 리듬에 이숙해진 터라 마스크가 추가된 4박자 리듬은 생경하여 까먹기 쉽습니다. 얼른 인식을 하면 다시 들어가기 쉬우나 한참을 가다가 생각나거나 대중교통 이용 전에 생각이 나면 이런 낭패가 없습니다. 기억을 위해 마스크야, 마스크야, 코로나 마스크야~~· 노래를 불러야겠습니다.

(2020. 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