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터미널 주변 한참 비어있던 큰 건물에 속속 다른 회사들의 입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비시카드 자리에는 한일시멘트가 들어왔으며 우면산 입구 게임빌 빌딩에는 기쁨병원이 들어와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병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건강심사평가원이 있던 건물은 명인제약의 리모델링 작업이 막바지에 왔습니다. 어서 빨리 입주하여 이 지역의 사무실 공동화 현상이 소멸되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이쪽 상권에도 봄이 왔으면, 사람이 곧 힘이다!
(2020.07.30)
다섯 시 삼십이 분이면 샛강역에 9호선 첫차가 이릅니다. 제가 타는 칸에 모두 일곱 분이 오르면서 각자 좌석의 가장자리에 앉습니다. 가운데 앉는 분은 없습니다. 한 분의 낯이 익습니다. 저분은 일단 노량진역에서 내릴 것입니다. 그리고 동작역 급행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차가 노량진에 이르자 그 분을 포함하여 두 분이 내리고 열두 분이 올라와 역시 가장자리부터 채웁니다. 물론 이제는 가운데 앉는 분도 계십니다. 열일곱 분이 앉아 다음역인 노들역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비 내리는 아침 저의 부질없는 셈법입니다. (2020.07.29)
어느 날부터 저녁 약속이 없는 날이 편해졌습니다. 딱히 사람이 싫은 것은 아니나 모임 자리에 필히 동반하는 술이 이제 싫어서입니다. 스스로 안마시면 그만 아니냐고 하겠지만 상대들은 마시는데 혼자 보고 있기가 미안하고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마시고 또한 모임자리의 분위기를 늘 활기차게 만들려는 저의 오지랖이 술을 당기게 만듭니다. 술 배운 때가 스물 한 살이었으니 이제 그전의 저로 자꾸 돌아가려하는 일종의 귀소본능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술 없는 날이 편합니다.(2020.07.28)
머리(카락)야 너 섭섭하다. 일찍이 어린 시절에도 남들은 그냥 빡빡 깎기만 할 때 상고머리로 멋을 내주었으며, 유니나 샴푸가 나오자마자 비누를 버리고 샴푸로 네를 시원하게 감아주었으며, 머리를 길면서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빗질을 해가며 네를 아끼고 윤을 냈는데 이제 내가 나이 들어간다고 하나 둘씩 빠져 나가더니 요즈음은 떼로 도망가서 앞머리 몇 만 가까스로 나와 함께하고 있구나. 남은 동료들 더 꼬셔내지 마라 잉! 내가 너희들 몫까지 더해서 사랑할 터이니.
(2020.07.28)
나름 정한 스마트폰 수칙을 잘 지키니 몇 가지 자유로움이 덤으로 따라왔습니다. 사실 전화가 없던 시절에도 불편 없이 잘 살았습니다. 군대 있을 때 부대 안 우체국에서 집에는 전화가 없었으므로 앞집 과자공장으로 전화를 합니다. 그러면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밀어 우리 집으로 전화 받으라고 소리를 질러줍니다. 엄니는 곧장 그 집 대문으로 달려 들어가 전화를 받으셨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름답고 따뜻한 광경이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앞집 뒷집 서로 모르고 지내는 게 많을 듯싶은데. (202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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