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섯시 삼십분에 깨워달라는 애엄마의 카톡이 남겨져있습니다. 당연히 그 시간이면 제가 밖에 있으므로 수단은 전화뿐입니다. 시간을 잊지 않기 위하여 깨워야하는 제가 알람을 맞추어놓고 기다립니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애엄마에게 전화를 겁니다. 한 번에 받을 리는 만무하고 세 번, 네 번을 반복합니다. 감감 무소식입니다. 별 수 없이 아들의 전화로 옮겨갑니다. 아들이라고 빨리 받나요. 이번에는 딸아이에게 똑같이.....인내가 바닥을 드러낼 15분여가 지나 겨우 연결,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2020.07.11)
여덟시를 살짝 넘긴 시간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은행주변을 서성이다가 가게의 저를 보더니 다가옵니다. 제 손에 덥석 신용카드 한 장을 안기면서 은행에 가져다주면 주인을 찾아 줄 거라고 합니다. 갑작스런 상황이라 정리가 안 되는 저의 표정을 보더니 거리 청소를 하다보면 가끔 있는 일이라며 은행에서 잘 처리한다고 덧붙입니다. 세상에 청소하기도 바쁠 텐데 저런 선행까지 함께하다니 칭찬을 들어 마땅합니다. 앳된 얼굴에 땀까지 흘리며 왔었는데 바삐 돌아가는 바람에 난 아무 것도....... (2020. 07.10)
집 앞 거리에서 양말을 파는 트럭노점상이 오랜만에 보였습니다. 그도 반가워 늘 신는 두꺼운 양말을 집어 들었습니다. 다섯 켤레에 만원입니다. 그러자 한 켤레를 더 드리겠다고 고르라고 합니다. 제가 뭐가 남겠냐며 괜찮다고 하니 한 켤레를 비닐봉지에 기어코 넣어주면서 하루 공칠 뻔했는데 사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합니다. 양말 한 켤레가 훈훈한 저녁을 만들어주네요. 모두가 어려운 시절 그 양말을 신고 열심히 걸을 랍니다. 아저씨도 힘내세요, 잉! (2020.07.09)
평소 신앙처럼 실천해오던 몇 일상을 아무렇게나 제 마음 가는 대로 한다면 편해질수 있을까요? 눈을 떠도 뭉개며 일어나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걷기 등 아침운동을 생략하기, 하루 세끼라는 공식을 버리고 배고플 때만 식사하기, 아침에 쓰던 글을 쓰기 힘들면 그냥 건너뛰기, 거의 참석하는 몇 모임 역시 가기 싫을 때는 과감히 빠져버리기, 오는 전화를 선별해서 받고 카톡 역시 내버려두기 등등. 사실 이렇게 마음먹어도 단 하루를 참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2020.07.08)
앞 은행의 문을 직원들이 당번처럼 돌아가며 문을 여는데 매번 조금씩 늦습니다. 하여 일찍 온 청소아짐이 그 앞에서 늘 기다리는데 운동을 마치고 가게로 들어오는 제 시간과 겹칩니다. 당연 눈이 마주치고 아침부터 마른 인사를 건네는데요. 직원이 올 때까지 서 계시도록 두는 게 맞는지 우리 가게로 들어와 기다리라는 게 옳은지 늘 고민이 됩니다. 한두 번이라면 당연 들어오라 하겠지만 거의 매일이니 접점 찾기가 어렵습니다. 오늘은 홍삼음료 한 병과 청소아짐의 환한 미소를 교환했습니다.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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