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바지에 언제 봄은 오는가? 가수 남진은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 멋이라 했지만 유행 따라 사는 것은 그냥 즈그 멋입니다. 작년에 선물 받은 바지(이제 누가 줬는지도 잘 모르겠음)을 입었는데요. 무릎 아래 부분이 급격히 좁아지는 요즘 바지입니다. 그런데 이거 영 불편합니다. 바지가 종아리에 둘러붙을 정도이니 이게 스타킹인지 내복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민망스럽기 그지없는데 애엄마와 딸아이는 영해 보여 아주 좋다고 합창을 합니다. 이에 부응하느라 하루를 더 입기는 했지만 돌아가렵니다. 편한 바지로... (2020.05.22)
금강반야바라밀경 제15품 지경공덕분에는 若有此經 약유차경 卽爲是塔 즉위시탑,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즉 금강경이 놓여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곧 탑이라는데요. 매일 금강경은 제 앞에 놓여있으나 아무리 둘러봐도 탑은 없습니다. 우면산 대성사에나 있을려나요? 이를 제 모교의 천득염 교수님께서 간파하셨습니다. 멀리 미얀마의 각종 탑을 보내오셨습니다. 지금 저는 이 탑들을 동남서북 사방과 위아래 허공에 이리저리 배치를 하고 있습니다. 청정한 마음을 담아 득염형님께 감사드립니다. (2020.05.20)
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즉시 스마트폰이 울립니다. 마치 카드 사용을 자제하라는 스마트폰의 저지 같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재난지원 사용금액 11,700원과 함께 “힘내라 우리국민, 힘내라 우리경제”라는 문구가 뜹니다. 세상 참 좋습니다. 대단한 시스템입니다. 카드에 지급된다 해서 어디서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 궁금했는데 조금도 신경을 쓸 필요가 없겠습니다. 요즘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선진국입니다. 우리 국민 역시 제일 선진시민입니다. 우리나라 만세! 대한민국 만세!(2020.05.20)
저의 한 끼 식사로는 햇반 210g짜리 하나가 딱 적당합니다. 저의 노동의 양과 질을 고려했을 때 가격으로는 한 개에 천원 안팎이니 이에 부합하고 양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싶으니 또한 적절합니다. 그런데 꼭 식후 얼마가 지나면 뭔가가 허전해집니다. 햇반에 의존하다 보니 그에 걸맞게 먹느라 반찬 역시 대충이라 속에서 부당대우를 받는다 생각할 것입니다. 이를 들어주면 곧 배가 나와 거북해지니 이래저래 삶의 균형이란 참 힘든 것입니다. (2020.05.20)
요즘 집의 된장국이 예전의 맛이 아닙니다. 아침 실가리국에 빛을 발해주는 우리 집 된장이 아니고 시중에서 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차에 집으로 집 된장, 집 고추장, 집 간장이 배달되어왔습니다. 어찌 제 마음속을 들여다보았을까요? 장성 깊은 산속 집안으로 편백나무 향이 가득하고 집 밖 개울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사는 친구 용욱 부부의 정성이 가득 담겨 왔습니다. 이런 보물이 따로 없습니다. 아껴 먹기로 했습니다. 먹을 때마다 장성을 향해 절을 하기로 했습니다. (2020.05.20)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난 수요일 경기도 여주(2020.05.29~2020.06.02) (0) | 2020.06.04 |
---|---|
걷기 운동을 게을리 하지(2020.05.23~2020.05.28) (0) | 2020.06.04 |
지금 온 천하에 아까시(2020.05.16~2020.05.19) (0) | 2020.05.19 |
한강 길을 걸으며(2020.05.11~2020.05.15) (0) | 2020.05.19 |
어제 저녁 친구 둘과의(2020.05.07~2020,05.10) (0) | 2020.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