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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아짐 한 분이 헐레벌떡(2020.02.15~2020.02.19)


돋보기나 안경의 수명은 얼마인가요? 노안이 오면서부터 글을 볼 때 돋보기를 사용하면서 제 손이 닿는 구석에 모두 비치했습니다. 들고 다니는 가방, 안방. 거실, 그리고 가게의 탁자와 계산대 그런데 이렇게 놓아둬도 제 자리에 없을 때가 많습니다. 어디로 갔는지 끝까지 못 찾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어제 또 두 개를 새로 장만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도수임에도 훨씬 잘 보입니다. 역시나 안경도 젊어야하나요? 지난번 거를 딱 2년 전에 구입했었는데 그럼 돋보기 수명은 2년? (2020.02.19)




우리 아이들 아침에 깨우는 일이 가까스로 끝나는가 싶더니 올해는 그 범위가 더 넓어졌습니다. 처제의 딸아이가 이제 고3이라 아침 여섯시까지 어김없이 깨워달라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처제를 전화로 깨워서 아이를 깨우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방패막이입니다, 그런데 우리 애들과 달리 아무래도 긴장감이 덜해 간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아차 싶었는데 둘려오는 처제 목소리가 밝을 걸 보니 다행입니다. “아무래도 형부를 바꿔야 쓸 모양이네!” 쉽지 않을 텐데 (2020.02.18)





학습효과가 오늘의 나를 조심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2월18일, 그러니까 오늘하고 딱 하루 차이 오늘처럼 눈이 쌓이지는 않았으나 새벽에 살짝 내린 눈을 무시하고 한강으로 나섰다가 넘어지는 징벌을 받아 병원신세를 졌었는데요. 어쩌면 1년을 사이에 두고 똑같은 상황에 저를 갖다놓을까요? 잠시 한강과 전철을 사이에 두고 선택의 여지를 시험받았으나 역시나 안전을 택했습니다. 경험은 곧 지혜로 나타납니다. (2020..02.17)




평생 또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순서대로 목록을 만들어 놓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저는 사실 해보고 싶은 일들이 딱히 없습니다. 잠을 원 없이 자고 싶은 적도 없고 그렇다고 변변한 취미도 없어서 거기에 집착할 이유도 없으며, 가보고 싶은 곳 또한 없으니 이거야말로 밋밋한 삶 그 자체입니다. 그래도 일상의 생활은 게으름 없이 성실하게 수행하는 편이니 거기에 그냥 자족합니다. 오늘은 아침 비에 일상 하나가 어그러졌으니 이따가 보충할 시간을 가지렵니다. (2020.02.16)



아짐 한분이 헐레벌떡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빼어난 미인입니다. 저도 벌떡 일어나 아짐 손님을 맞습니다. 벌겋게 상기된 얼굴에 금방 숨이 넘어가면서 가까스로 말을 건네는데요. 웬걸 화장실 비번을 묻습니다. 아니 저리 예쁜 분도 저런 경우가 있다니 생리현상은 공평하나 봅니다. 저도 급한 리듬으로 물결 타듯 비번을 알려드립니다. 뒤도 안돌아보고 화장실로 달려가는 모습은 지극히 평범한 아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또한 가장 평범한 것이다! (2020.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