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울리는데 마뜩찮은 이름입니다. 받고 싶지 않았으나 그럴 수 없어서 받았더니 역시나입니다. 쪽팔려 죽겠다고 운을 떼면서 술값 오만원이 부족하니 송금을 좀 해달라고 합니다. 욕이 튀어 나올 뻔했습니다. 나이가 몇인데 속아지가 바가지입니다. 젊은 날 같으면 이해가 되겠지만 한심합니다. 안부치고 싶었으나 그 친구가 술집에서 받을 수모를 생각해서 부쳤더니 답이 왔습니다. “주대 잔금 지급하고 집에 가는 중, 고맙다, 자주보자” 속으로만 “ 아니 보지말자 오만원으로 끝내자!” (2020.02.10)
저는 핸드폰에 애엄마를 “김희원”으로 저장해 놓았습니다. 아니 모든 분들을 이름으로 저장하면서 그 이름 뒤에 기억을 돕기 위해 약간의 단서를 붙이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애엄마는 저를 “강바보”라 입력해 놓았습니다. 돈 벌 줄도 모르고 힘 쑬 줄도 포르니 바보라 칭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캡처 화면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언제 그랬는지 저를 "강작가"로 바꿔놓았습니다. ㅋㅋㅋ 이제 조금은 인정을 하는 구석이 있는가 싶습니다. 글쎄 제가 그리 바보는 아닌데 (2020. 02.10)
낳을 때 우리 가문의 대를 잇게 해준 기쁨을 안긴 외에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즐겁게 해 준 적이 없는 아들아이가 처음으로 어제 저의 입을 저절로 벌어지게 했습니다. 제87차 한국관광학회 부산국제학술대회 대학생제안서 공모전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답니다.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뜻이 있겠다 싶었는데 뜻밖의 소식에 정말로 기뻤습니다. 아들아이 스스로도 대견스러운지 그간 미안했다는 마음까지 전합니다. 세상은 오래살고 볼 일입니다. 이제 장가갈 자격을 갖췄다고 봐야....... (2020.02.09)
시집 “제부도 일기, 열쇠가 사라졌다, 추억은 나부끼면 온다, 흘러가는 것들의 집, 황사가 온 저녁”그리고 산문집 “길 위에 세워둔 나침반” 기억하십니까? 바로 우리 동창 수곡 문흥원군의 책들입니다. 어제 저녁 이 문인께서 누추한 우리 집을 찾았습니다. 곧장 술자리가 벌어졌음은 물론입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동양고전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지금 마포문인협회 협회지 마포문학에 “고대 중국의 여성과 시경속의 여성”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24회의 자랑임에 틀림없습니다. ㅋㅋㅋ그건 그렇고 지나 나나 똑같습니다. 수곡은 여성이라 쓰고 저는 아짐이라고 쓰는 게 다를 뿐......(2020.02.08)
정월대보름날 아침을 햇반으로 하기에는 명절을 대접하는 자세가 아니어서 인근 신선설농탕 집에 가서 백세설농탕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신선이나 백세라는 단어가 그래도 장수의 의미가 숨어있어서 나름 보름날 아침식사로는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이따가 땅콩 몇 쪼가리 추가해서 내려오는 전통에 부합해야지요. 그나저나 설농탕은 20살 되던 해에 처음 먹어봤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무슨 맛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우유빛 국물에 고기 몇 점 둥둥 떠다니는 그런!(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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