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이야기

어머니 돌아가시고 첫 명절(2020.01.26~2020.01.29)


평소 정리정돈에도 둔재라 항시 제 주변은 어지럽습니다. 청소를 해도 전이나 후가 다르지 않습니다. 설 연휴 기간 중 큰 마음먹고 가게 묵은 때 벗기기에 나섰습니다. 벗기기보다 버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15년 전 개업 당시부터 모아둔 서류와 책자들이 우선입니다. 1년여를 한 번도 안 보거나 안 쓰거나 안 입은 것들은 버려도 된다는데 뭔 보배라고 그리 쌓아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1년은 너무 매몰차서 5년으로 소급 적용했습니다만 트럭 한대는 되는 것 같습니다. 비로소 앞이 트입니다.

(2020..01.29)



요즘 길을 가다가 종종 붉은색 정관장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그 업에 종사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여의도 길을 걷다 보면 연두색 엘리스파이 상자가 보이는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분을 만납니다. 그러면 더 더욱 반갑습니다. 애엄마가 그 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 명절 연휴를 지낸 오늘 올해는 전국에 정관장과 엘리스파이 쇼핑백이 물결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2020.01.28)



어제는 오기주 사장과 함께 고대구로병원에 누워있는 박용득 사우를 위로하러 갔습니다. 국가의 동량재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당분간 치료에 전념해야 하니 이는 국가적 손실임은 물론 본인 역시 사자우리에 갇혀 지내는 형국이니 그 답답함이 말로 표현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다행히 예의 그 밝은 얼굴과 재기 넘치는 대화는 되찾았으니 몸도 곧 정상으로 되돌아 올 것입니다. 용득아 힘내라, 그래서 언능 뽈깡 인나라 잉! (2020.01.27)



정월 초사흘 어머니 생신날입니다. 항상 설 뒤끝이라 목포에서 서울로 돌아오기 급급해 단 한 번도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했는데 이제 가까운 곳에 계셔서 제가 직접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식구들이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 미역국을 끓여 어머니와 둘이 생일 축하연을 갖습니다. 제가 끓였지만 미역국이 제법 맛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좋아하십니다. 같이 집을 빠져 나와 동작동으로 향하면서 케익은 점심 때 다시 자르기로 했습니다. (2020.01.27)



어머니 돌아가시고 첫 명절, 내색은 않고 있었지만 은근 차례상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애엄마 눈치만 살피는데 며칠 전부터 식재료들이 집에 속속 배달되더니 그믐날은 일을 나가지 않고 딸아이와 더불어 종일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며느리 속옷을 손수 삶아서 빨아주시던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 것일까요? 아무튼 어제 동작동의 두 분은 앞에서 우쭐해하는 저를 보셨습니다. 홍구엄마 고마워 잉! (2020.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