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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세상일을 대하는 자세가(2019.02.18~2019.02.21)


차분한 얼굴의 아짐 한분이 오셨습니다. 티베트에서 고명한 린포체 스님 한 분이 오셨는데 선물을 하나 드려야겠다고 하십니다.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마침 제가 얼굴을 다친 것이 저의 여러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던 차에 어떤 계기가 이루어진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가 자연스레 불자는 아니지만 금강경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는 말씀과 얼굴 상처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역시나 아짐께서 또 하나의 깨달음을 주십니다. “어떤 업 하나를 끊어내셨네요!” 네에 저는 그 업이 멀리가 아닌 제 스스로 쌓은 어느 하나라 생각합니다(2019.02.21)




딸아이의 이름이 세 번이나 호명되었습니다. 그때마다 딸아이는 웃음을 감추지 않고 나가 상이나 패를 받고 기념촬영까지 합니다. 옆에서 보는 나는 연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어제 딸아이의 석사학위 수여식장 모습입니다. 누구나 받고 다른 집에서는 이정도야 크게 반길 일이 아니겠지만 저에게는 아들아이를(저는 아들딸에 대한 구별이 전혀 없지만) 낳고 조상들께 대를 잇게 되었다는 낭보를 전한 그때의 기쁨과 비길 데 없습니다. 한편 통통 붓고 온통 푸른 멍투성이 얼굴이 미안했던 하루였습니다. (2019.02.20)




어제 오전 지난 토요 얼굴 사고의 치료 방향을 정하기 위해 의사선생님 앞에 다소곳이 앉았습니다. 저의 자화상을 화면에 띄우십니다. 으악! 그런데 얼굴이 아니라 전의 완전 민낯 전면 해골입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파란 해골이 아니라 다친 부분만 노란색입니다. 이제까지 나쁜 짓은 않고 살았나봅니다. 심각한 논의의 그 자리에서 마루치아라치의 파란해골 13호와 저를 비교하고 있었으니 이제 정상으로 돌아올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며칠 정말 어두웠는데. (2019.02.20)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는 저의 부모님을 비롯한 위 조상님들의 큰 음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그를 잊고 산다거나 그를 해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는 것입니다. 작년에 어머니께서 병원에서 떨어져 저와 같은 부위를 다쳐 통통 부었는데 제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치유라는 과정만을 믿었어요. 역시나 이번에 저에게 그 경험을 안겨주면서 저의 잘못을 꾸짖는 것입니다. 하늘을 원망할 일도 주위를 원망할 일이 아닙니다. 모든 일은 제 자신에서 비롯됩니다. (2019.02.18)




세상일을 대하는 자세가 항상 겸손 겸허해야 하는데 제가 잠시 교만했습니다. 불행한 일을 예지하듯 새벽길을 삼가라는 애엄마 포함 두 분의 말씀을 듣고 흘렸으며 토요 새벽 나서자마자 가볍게 미끄러지게 해 두 번이나 경고를 주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눈 쌓인 한강 길을 그대로 가다가 몸의 왼쪽으로 넘어졌습니다. 응급실에서 네 시간여를 머물렀는데 이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날을 잡아 얼굴뼈를 바로 세워야한답니다. 지금 저는 얼굴 양쪽이 완전 비대칭입니다 자고나면 좋아지기를 은근 기대했는데 그대로입니다.

(2019.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