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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샛강역에 도착하자마자 눈(2019,02.01~2019.02.05)


기해년 설날 아침부터 제 주변은 감사한 일로 가득합니다. 섣달그믐인 어제 저의 고등동창이 동작동의 아버지께 미리 술을 올리더니 오늘 이른 아침에는 10년 아래 후배가 목포 병원의 어머니께 세배를 드렸습니다. 그뿐입니까? 큰 댁 동생은 새벽같이 성당에서 어머니의 건강과 평안하심을 기원했다고 합니다. 이에 저도 오늘은 동작동 현충탑에 먼저 들려 현충원내 모든 분들께 세배를 드리고 충혼당의 아버지를 뵈었습니다. 올해는 역시 고마운 일이 마구 넘칠 운세입니다. (2019. 02.05)



섣달그믐에 입춘이 겹쳤으니 확실히 오늘은 대길(大吉)한 날이 틀림없습니다. 더구나 새해 복 또한 엄청 받을 것이니 복이 복의 배처럼 부풀어 오를 것입니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해 복을 두 번 씩이나 받으니 복 받은 민족입니다. 곧 세계를 제패할 날이 오고야 말 것입니다. 그래도 어찌 새해 복을 년 초와 설에 똑같이 주고받는 게 다소 어색합니다. 년 초의 새해 복은 새해 복 그대로 두고 설 명절의 복은 새달 복으로 구별해서 부르는 게 어떨까요? 그래야 온 복이 온 누리에 고루 퍼질듯 싶습니다만 (2019.02.04)



새벽에 엄니께서 넷째 여동생을 낳았습니다. 이제 안 아프시겠다는 생각에 제가 빙그레 웃었습니다. 망연자실한 표정의 엄니는 또 딸인데 뭐가 좋아 웃냐고 하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번에는 엄니가 다섯째 여동생을 낳았습니다. 엄니 마음이 얼마나 슬플까 제가 가슴이 아팠습니다. 엄니 대신 제가 울었습니다. 이를 본 이웃의 아짐은 남동생이 아니어서 제가 서운해서 그런 줄 알았답니다. 저를 낳고 여동생 다섯을 내리 낳으신 우리 엄니의 정월 초사흘 88세 생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19.02.03)




청정한 세밑을 위하여 인근 사우나에 새벽같이 들렸습니다. 처음 받아든 키를 들고 로커에 들어서자 한 사내가 제 번호 앞바닥에 드러누워 자고 있습니다. 깨우기 미안하여 다른 키로 바꿔들고 다시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제 번호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두 사내가 옷을 벗고 있습니다. 다시 또, 세 번 만에야 겨우 저도 옷을 벗는 행렬에 끼일 수 있었습니다. 설날을 앞두고 액땜을 가볍게 미리 하고 넘어가라는 신의 뜻입니다. 역시 저의 생은 이렇게 언제나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2019.02.02)



샛강역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서 9호선이 출발합니다. 단 1초의 당김이 없이 다음 차를 기다려야합니다. 이윽고 터미널역에 이르러 환승을 위해 3호선으로 가자마자 또 눈앞에서 전철이 나보란 듯이 막 출발합니다. 한 곳에서 걸리면 다음 곳에서 꼭 또 다시 걸립니다. 반면 샛강역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타면 1초의 기다림도 없이 터미널역에 이르러 또 1초의 기다림도 없이 3호선 열차에 몸을 싣게 됩니다. 저만 그런가요? 이런 사실을 의식하는 게 솔직히 부질없는 일입니다. (2019.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