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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몇 분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면(2018.07.28~2018.07.31)


일요일 친구들과 저녁자리에서 어느 순간 마시던 술을 잠깐 멈추고 또 하던 이야기도 멈추고 그냥 돌아가는 분위기를 지켜보았습니다. 제가 말을 않더라도 다른 친구들 서로 이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술도 그런대로 돌아갑니다. 이제까지 제가 착각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항상 재미있게 분위기를 끌어가야하고 술도 돌려야한다는 사명감에 불탔던 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몇 조금이나 갈지 모르지만 이제 술자리에서 조신하겠습니다. 맹세합니다. (2018.07,31)




일요일 오후 광주터미널 갈 길을 가는 제 옆으로 열대여섯으로 보이는 소녀가 다가오더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갑자기 웬 계좌번호? 놀란 제가 무슨 일이냐고 묻습니다. 친구들과 정신없이 놀다가 돈을 다 써버려 집에 갈 차비가 없다 합니다. 그러면서 웃는 아이의 표정이 어이없기도 하고 재미도 있어서 얼마 필요하냐고 하니 천원이라고 합니다. 천 원 짜리 한 장을 받은 여학생이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쏜살같이 밖으로 나갑니다. 한 장 더 줄걸 그랬나 싶었습니다.

 (2018.07.30)


웅렬이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슬픔을 사랑으로 승화하여 우리 모두를 송학한정식이라는 고급음식점으로 초대하였다. 나도 목포 내려가는 일정을 앞당겨 참석하고 인천 사는 홍현이도 즈그 각시랑 함께 왔다. 모두 다 참석했으면 좋았겠지만 다들 사는 일이 다 다르니 12명 참석으로 만족한다. 이제 나이 들어가니 철들이 들어 나누는 화제도 죽는 일, 놀러가는 일이 주류를 이루고 바람이나 아짐 이야기는 부류로 밀린다. 마지막 병훈이 열강에 심산이 자리를 떠 모두 그냥 일어났다. (2018.07.30)




11시가 조금 덜 된 시간에 반가운 얼굴이 고개를 내밉니다. 우리 가게를 중심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최종오 친구가 삼계탕이나 함께 하자며 들렸습니다. 자기정화와 심신담련을 위해 들리는 도서관이 오늘 휴일이라며 그 빈 시간에 고맙게도 저를 찾은 것입니다. 가까운 음식점에서 닭 두마리를 서로 나눠 먹으며 역시 우리 사에에 늘 화제인 불교이야기 그리고 우리 동창들의 근황을 주고 받는 사이 그릇에운 우정이 가득베인 닭뼈만이 그득하게 쌓였습니다. 종오야, 잘 먹었다! 다음은 내 차지다 잉!

(2018.07.30)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만나는 시간이면 옆으로 정신이 비교적 초롱초롱 하신 할머니들께서 다가오십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아무리 기다려도 딸이 안 온다, 아들이 안 오네 등등 모두 가족을 기다리는 이야기뿐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어르신들 하루 일과가 온통 가족을 기다리는 일일 것입니다. 멀리 갈게 없이 어머니께서도 어쩌다 기억이 조금이라도 돌아오는 시간이 있다면 저를 기다리실 것입니다. 어제는 저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면서도 제 이름은 전혀 엉뚱합니다. (2018.07,30)



어제 중복 동대문 초당에서 우리 일행 다섯이서 조촐하게 술잔을 나누는 옆자리! 잘 생긴 사나이 역시나 다섯 명이 모두 웃는 얼굴로 나름 술자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전라도 표준말을 익숙하게 구사해서 제가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ㅋㅋㅋ완도군 완도읍, 노화읍, 보길도, 청산도 출신의 향토모임입니다. 그런데 이거 웬일입니까? 우리 폴리미래 박정희 사우의 고향친구가 그중에 있었습니다, 역시나 제일 잘 생겼어요. 하여 우린 박정희 만세를 힘껏 외쳤습니다. 박정희 만세!

(2018.07.28)





몇 분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면 서울거리에서도 목화꽃을 볼 수 있습니다. 길 건너 메가스터디 건물 관리를 하시는 분들이 아침이면 물을 주고 풀을 뽑으며 마치 자기 아이 키우듯 정성을 기울이자 드디어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목화꽃이 피었습니다. 꽃도 예쁠 뿐만 아니라 우리 어린 시절 달달하게 목을 축여주던 다래열매로 곧 커 갈 것입니다. 하나 맛볼 수 있으려나요? 문익점 선생의 붓두껍에서 나온 이래 655년의 대를 이어온 꽃들을 오늘 보는 기쁨입니다. 새글 (2018.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