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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어제 아침에 왼쪽 종아리에(2017.07.08~2017.07.10)

광산아재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 사촌형제로서 지금 집안 서열 2위인 분입니다. 갑작스런 전화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행히 시제문제로 다른 동생의 전화번호를 묻는 전화였습니다. 옛날에는 집안의 여러 제사에 서로 참여하여 얼굴도 뵙고 설날이면 세배도 가곤했었는데 불과 일이십년 사이에 모두들 자신 가족의 일에만 몰두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큰 경조사에나 겨우 참여하는 뭐 그런! 세상 탓도 아니고 다른 누구 탓도 아닙니다. 저 스스로 여러 도리를 못하고 있으니 바로 제 탓입니다.

(2017.07.10)





비가 세차게 내리는 아침입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남부터미널 계단을 막 빠져나오는 순간 넥타이를 맨 감색 양복차림의 아직 아재라고 부르기에는 좀 멋진 남자 분이 비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고 서있습니다. 어찌 그냥 지나갈 수가 있겠습니까? 같이 쓰고 가자고 부르니까 그럼 편의점까지 신세를 지겠다고 선뜻 들어옵니다. 같이 걷다가 몇 발자국이면 저는 바로 가게라 그대로 쓰고 가시라 했습니다. 인근 중외제약 직원이라고 자신을 밝히며 곧 오겠다고 합니다. 천천히 오셔도 된다고 했습니다.(2017.07.10)




비가 개인 오후 남부터미널 사거리에서 잠실의 123층 롯데월드 타워가 훤하게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ㅕ기 이자리에 잇으면서 단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갑지기 눈에 들어왓으니 놀래는 것이 당연합니다. 신기루려니 생각했는데 다사 봐도 그 자리에 우뚝 서있습니다. 그 자리에 자리한지가 벌써 여러 해가 되어가는데 왜 이제야 보였을까요? 보였는데도 의식하지 못 했을까요? 아니면 너무도 모르니 오늘은 부러 건물이 스스로 광채를 발했을까요?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라니까 내일은 또 없을지도 모릅니다. (2017.07.09)



소위 성인(聖人, saint)의 반열에 드신 분 들 중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성인의 경지에 머무르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범위를 좁혀서 세계 4대성인으로 추앙받는 분들도 술을 취할 만큼 드신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인간 완성의 궁극의 목표는 결국 술에 취해서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점점 술에 취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말 수도 많아지면서 자제력을 잃어가는 지금의 저를 보면서 또 그러면서도 끊지 못하는 저를 개탄하면서 이르는 말입니다. (2017.07.09)




저의 식단에 단백질원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친구의 지적을 받고 보충하기로 나섰습니다. 퇴근길 수산시장을 점찍고 동지를 규합하느라 몇 군데 쑤셨으나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아무도 호응이 없습니다. 단백질을 반드시 단체로 흡입할 필요는 없어 혼자 노량진 수산시장 신 건물에 들어서자 초입에 아나고 가게들이 먼저 반깁니다. 아나고에도 단백질 성분이 있는가 모르지만 곧장 강구라는 상호의 아짐에게 달려가 1kg를 주문했습니다. 작은 장어 7마리가 눈을 껌뻑이며 단백질, 단백질 속삭입니다. (2017.07.09)



어제 아침에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나서 그대로 일어났습니다. 순간이지만 풀리면서 고통을 수반합니다. 반대로 오늘 아침에는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나자 더럭 겁이 났습니다. 종아리는 제2의 심장이라는 글을 최근 본 적이 있는데 그간 제가 종아리 대접을 제대로 못한 탓입니다. 손으로 주물렀는데 한 종아리 당 2분을 넘지 못하겠습니다. 전문적으로 마시지 하시는 분들은 그 긴 시간을 어떻게 해낼까요? 목욕탕으로 가서 반신욕으로 종아리를 달랬습니다. 저의 목표 수명이 아직 멀었으니 “함께 가자!”고요. (2017.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