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한 오후시간 잠깐 졸고 있는데 검정 모자를 쓴 청소년 한 명이 들어옵니다. 반쯤 깍은 파인애플을 들고 와 한 조각을 저에게 먹어보라고 합니다. 어려 보이는데 쉽지 않은 일을 하기에 나이와 가격을 함께 물었습니다. 스물한 살이며 두 개를 깎아 만원을 받는답니다. 난장의 출처도 모를 식품을 사는 게 아니지만 소년이 기특하여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역시나 바로 깍은 게 아니고 봉지가 부풀어 오른 것을 보아 오래된 파인애플입니다. 먹자고 시킨 게 아니어서 아무 말 없이 만원을 건넸습니다.(2017.03.08)
야구 경기에 이스라엘이라니 다소 생경합니다. 그런데 운동이라는 것이 반드시 애국심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닌 가 봅니다. 자기나라 국가조차 몰라서 개막 하루 전 국가 연습을 했다는 이스라엘팀이라기에 비록 미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쉽게 이길 것으로 보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리와는 요행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어제 대만과의 게임을 보니 역시 막강했습니다. 사실 스포츠에서 요란하게 국가나 애국심을 강조하는 게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2017.03.07)
서류를 발급 받을 일이 있어 9시가 되기를 기다리다 인근 동사무소에 도착한 시간이 8시 50분쯤 됩니다. 직원들 역시 다들 출근하여 있고 대기하는 민원인은 저를 포함 딱 둘입니다. 정확히 9시가 되어서야 일이 시작됩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80년대 초 여동생일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율도 달리도등 섬주민이 이용하는 목포시 어느 동사무소에 근무하던 여동생이 남보다 매일 한 시간여를 먼저 출근해서 섬주민의 편의를 도모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이 어찌 감사원에서 알려져 대통령표창을 받았었지요.(2017.03.06)
군입을 다시려고 들린 인근 마트의 딸기 한 팩에 천원이란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제철이 아닌 겨울에 재배한 딸기가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천원일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음에도 한 팩을 샀는데 정말로 천원을 받습니다. 가져와 가격표를 조심스레 뜯어보니 또 다른 가격표가 나옵니다. 2,850원입니다. 신선도가 떨어져 천 원으로 이른바 떨이를 한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외양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천 원짜리는 맛도 천 원일까요? (2017.03.06)
모처럼 햇살을 즐기며 느지막하게 걸어오는 출근길, 반포주변 건너편에서 아짐 한분과 아재 두 분이 달려옵니다. 내 앞에 이르러 일행 중 아짐이 뛰어나오면서 오래만이에요 하더니 저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4~5년 전 잠원동 골프연습장에서 몇 번 마주쳤던 권혁주 아짐입니다. 얼떨결에 악수를 하면서도 옆에서 어리둥절 처다 보는 아재 중 남편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아짐을 기쁘게 해줄 농담대신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넵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이제 한강으로 나오셨어요?” (201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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