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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섣달 그믐날입니다. 어린시절(2017.01.27~2017.01.30)

정월 초사흘 오늘은 우리 어머니의 여든 여섯 생신일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무것도 모르신 체 1평 남짓한 병원 침대에서 여기가 어디인가 생각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셨을 것입니다. 집에 계실 때에도 항상 설 뒤끝이라 묻혀 지나가곤 했었는데요. 무심한 아들은 항상 마음만으로 끝입니다. 애엄마와 딸아이가 오늘 다녀오겠다면서 기차표 예매를 시도했는데 오는 표가 매진이라 포기했다고 하니 그도 마음만입니다. 어머니께서는 다 아시면서도 모르는 체 하시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2017.01.30)




오늘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 심산 박웅렬 공의 예순두 살 생일입니다. 정월 초사흘 날 셋째 아들의 생일 미역국이야 당연하겠지만 시루떡을 따로 하사 받기는 힘들었지 않았을까? 아무튼 우리는 심산을 대학교 1학년 때 만났습니다. 아무 옷이나 입었던 대부분의 아이들과 달라 웅렬이는 밤색 마이를 걸쳤습니다. 유머도 풍부하고 장난기가 많아 우리는 단박에 친구에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연은 이미 환갑을 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웅렬아, 축하한다. 잉!(2017.01.30)



홍대입구역 근처를 지나는데 어느 가게에 스마트폰 장갑 3,000 원이라는 표식과 함께 장갑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세상이 진화하니 이제는 스마트폰도 장갑을 끼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일하는 아이에게 물어보니 장갑을 끼고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세 손가락의 끝에 검정색 물체를 발라서 감응을 할 수 있게 했네요. 물어봤으니 그냥 지날 수 없지요. 한 켤레 구입해서 바로 시험에 들어갔습니다.(2017.01.29)




설날 아침 동작동 현충원으로 아버지를 뵈러 가면서 아들아이를 데리고 가야하나 잠시 망설입니다. 얼마 안 되었지만 한 번도 같이 갈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이게 옳은 일인지 오늘 문득 저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명절이면 강진 작천의 선영에 당연히 아버지와 함께 가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그냥 혼자 다녀왔습니다. 아들 아이 나름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혼자라도 갈 것이고 설령 그럴 마음이 없더라도 스스로 느끼기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2017.01.28)



섣달 그믐날입니다. 어린 시절 가장 가슴 설레는 날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방앗간에서 빼온 가래떡을 큰 바구니에 널어 두었다가 약간 굳어지면 엄니는 도마 위에 얹고 같은 모양의 떡국새미를 썰기 시작합니다. 가래떡 하나하나의 처음과 끝은 모양을 낼 수 없어 썰어내자마자 우리 차지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시루떡를 쪄내면서 김이 새나가지 않도록 시루 둘레에 바른 시리삔(시룻번)도 우리 차지입니다. 네에 바로 내일이 설입니다. (2017.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