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시간 고등어조림 집 두 예쁜 아짐이 방문했습니다. 그래도 명절 기간이라 가게를 비울 수 없어 며칠 못 갔더니 무슨 일이 있나 염려스러워 온 것입니다. 적어도 저 분들이 6천원 짜리 고등어조림 때문에 온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작년 미세먼지 사태로 궁지에 몰린 고등어들을 위로하기 위해 그간 계속해서 점심으로 그 집에서 고등어조림만 먹어왔던 터라 정이 깊게 쌓인 것이지요. 상냥한 아짐들의 미소가 강남석 세상을 살맛나게 합니다. (2017.01.26)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제 파자마를 딸아이가 이거 빨 거냐고 하면서 발로 건드리다 애엄마에게 큰소리로 얻어 들었습니다. 무얼 그거 가지고 그러냐고 하니까 나중에 시집가서 시아버지 옷을 저렇게 하면 되겠냐는 것입니다. 옷이 성별도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내가 입으면 내 옷이고, 네가 입으면 네 옷이며, 우리가 입으면 우리 옷인데 괜히 저 때문에 딸아이의 기분을 망쳤습니다. 아침에 카톡으로 미안하다는 제 마음을 전했습니다. (2017.01.25)
오른팔이 영 불편했습니다. 뭔가 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 위로 올리거나 벌리는데 수월치가 않았습니다. 어깨가 아프려나 생각하며 옷을 벗어 살폈습니다. 당연히 원인이 있었습니다. 아침 사우나장 탈의실에서 젊은 아이들에게 내복 입은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아래는 바지와 내복, 팬티를 함께 위로는 러닝셔츠, 내복 그리고 스웨터를 함께 벗었습니다. 그리고 입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위 러닝셔츠의 오른 소매로 팔이 들어가지 않고 가슴에 걸치면서 빚은 현상이었습니다. 러닝셔츠 소매 하나가 저를 놀립니다. (2017.01.24)
주말이면 어김없이 지인 자녀들의 결혼식이 적게는 하나둘에서 많게는 다섯 이상 열립니다. 애들 나이가 스물아홉에 스물여섯이니 저 역시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우리 애엄마나 아이들은 강 건너 불입니다. 그런데 애엄마가 가게에서 일하는 스물 넷 아가씨 칭찬을 입이 마르게 합니다. 딸아이 일 하는 것을 지켜보러온 그 아이 아버지 얼굴 또한 아주 편하더라고 덧붙이면서요. 은근 며느리 감으로 탐을 내는 것인지. 아무튼 그 관심이라도 흐뭇한 아침입니다. (2017.01.23)
애엄마가 작전을 바꿨습니다. 술을 마시지마라가 아니라 이제는 술 냄새가 너무 싫으니 술 먹으면 차라리 밖에서 자고 오라는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무한 자유를 얻은 것으로 생각이 되어 살짝 기쁜데요.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게 아닙니다. 제가 요즘 술이 약해져서 몇 잔만 들어가도 취기가 금방 돌며 말도 많아지고(원래도 많지만) 전에 비해 술 냄새도 심합니다. 술을 먹는 저도 남의 술 냄새가 싫은데 애엄마인들 좋을 리가 없겠지요. 지침에 순응해야겠습니다. 어차피 금년 생활목표도 숙취당일 해소이니.
(2017.01.22)
터미널역 9호선에서 전철을 기다리는데 옆 자판기의 샌드가 저를 유혹합니다. 신병훈련시절 100원던 것이 이제는 시대를 뛰어넘어 1400원이 되었습니다. 마치 동전 몇 개가 있어서 천 원짜리 한 장과 서로 다른 입구에 집어넣고 버튼 번호 70을 눌러 샌드 한 봉을 제 것으로 만듭니다. 명색이 어른이 남들 보는데 내놓고 먹을 수는 없고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하나씩 하나씩 꺼내 먹습니다. 그 맛이 기가 막힙니다. 끝을 볼 때까지 거침이 없습니다. 몇 정거장 못 갑니다. (201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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