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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새벽 5시면 일어나는 저이(2016.11.15~2016.11.18)


가게 인근의 순천식당이 확 뜯겨있습니다. 리모델링을 하나 싶었는데 아예 접는다고 합니다. 순천이라는 옥호에 어울리게 20여년 이상 남도 지방의 음식을 제법 맛있게 요리해서 중서민층 특히 막걸리 손님이 많았는데 아쉽습니다. 이제 홍어탕도, 짱뚱어탕도, 꼬막도 그리고 예쁘고 키 큰 보성 아짐도 그 자리에서 만날 수 없네요. 법화경을 열심히 외우던 주인 아짐의 건강이 나빠져서 별 수 없이 그만둔다는데 얼른 나으셔서 우면산에서라도 뵙기를 희망합니다. (2016.11.18)




열일곱 살 차이가 나는 후배 앞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고루하게 보이지 않고 활발하게 화제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그것은 저는 가급적 말없이 들어주는 것이 곧 정답일 것입니다. 그래도 자꾸 말이 튀어 나오는 이 버릇을 어찌 할까요? 다음에는 진짜로 듣고만 있겠다고 다짐하면서. 어제 여의도에서 만난 옛 전우들! 오기주, 이승무, 지진원, 이주호, 손준철, 강남석. 그저 보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2016.11.17)




수능일인데 날이 푹해서 다행입니다. 대부분 국가적 시험이 있는 날은 평소보다 추웠는데 이는 전국 학부모의 자식을 위한 기도 기운이 하늘로 올라가 햇빛을 가리기 때문이라는 데요. 이제 하늘도 내성이 생겨서 이를 잘 견뎌내는 것 같습니다. 과거 예비고사를 앞둔 우리는 며칠 전부터 학교의 용의검사에 시달렸습니다. 주로 머리를 깎으라는 것이었는데요. 도청소재지인 광주까지 가므로 모두들 모범생처럼 보이기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런다고 성적이 더 잘 나왔을까요? (2016.11.17)





이른 새벽 너무 일찍 눈이 떠졌는데 다시 잠을 청할 수가 없어 그냥 밖으로 나섰습니다. 간밤 길에 떨어진 나뭇잎을 밟으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면서 입에서 “후니쿠니 후니쿨라” 이태리 민요가 절로 나옵니다. “가자! 가자! 저기 저 산에...” 모퉁이를 돌아서니 벌써 나오신 미화원아저씨가 낙엽을 쓸고 있습니다. 갑자기 미안해졌습니다. 은행잎, 느티나무 잎들이 저에게는 즐거움이지만 저분께는 수고 그 자체일 것입니다. 인사도 못하고 숨죽이듯 옆을 지났습니다. (2016.11.16)





새벽 5시면 일어나는 저의 습관은 12살 국민학교 6학년 때 부터입니다. 당시는 중학교 입학시험이 있던 시절이라 공부를 좀 했어야 했지요. 전기가 아직 안 들어왔던 동네라 일어나자마자 창호지를 말아 심지로 끼워 석유기름을 담은 등잔불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고 공부를 시작합니다. 간간 졸려 머리가 책상에 떨어지며 등잔불에 머리카락을 그을려 놀라기도 했었는데요. 기억하시나요? 이 계명 솔솔솔솔 도도도도 라라라라 도도도도 솔라솔미레도솔~~~~음악 3과 길조심입니다. (2016.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