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부터 우면산에 새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예쁘장한 다크호스 아짐입니다.. 처음 몇 번은 그러려니 했는데 자주 마주치게 되니 서로 의식을 합니다. 부러 제가 산행 시간을 앞당기거나 늦춰보아도 또 마주칩니다. 9월 어느 날부터 제가 한강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일요일 슬그머니 우면산을 다시 찾았습니다. 아니 외딴 길에서 또 마주쳤습니다. 월요일 더 일찍 갔으나 역시나 마주쳤습니다. 이제 저 다시 한강으로 가야겠습니다. 처음부터 인사를 했으면 좋았을 것을 제 수줍음이(?) 빚은 짐입니다.(2016.10.11)
일요일 오전 가게에 나와 한가함을 즐기고 있는데 애엄마로부터 특명이 하달되었습니다. 즉시 여의도 집으로 회군하라면서 빈손으로는 안 되고 꽃다발 하나와 봉투를 준비해 오라는 것입니다. 본인은 노트북을 준비했다 해서 거기 묻어가면 안 되겠냐고 하니까 따로 50이상을 넣으라는 준엄하신 분부입니다. 50은 과하다 싶고 30정도면 적당하겠는데 아무튼 그리 준비해서 가는 수밖에요. 8일 저녁 여의도 불꽃축제 때문에 미룬 아들 생일축하연 이야기입니다. 꽃다발은 잘 골랐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2016.10.10)
갑자기 찾아온 추위가 반갑습니다. 반팔 티셔츠를 어제 즉 10월 초순까지 입기는 생애 처음 일이었습니다. 보통 9월이 시작되면 날씨 변화의 유무에 관계없이 가을 옷으로 바꿔 입었는데 올해는 여름이 길어서인지 아니면 제 몸이 더워져서인지 잠자리에서까지 더위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나이가 더해 갈수록 이런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몸이 반응을 하는 것 같습니다. 추위 더위가 명확하게 갈리고 이를 참아내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아무튼 오늘 아침은 쫓겨난 더위에 상쾌합니다. (2016.10.09)
1989년 10월8일 교황 요한바오로 2세 집전 하에 여의도 광장에서 제44차 세계성체대회 장엄미사가 진행 중일 때 그 옆 성모병원에서 우리 아들 홍구가 태어났습니다. 영광스러운 일이었지요. 그러니 오늘이 아들의 28회 생일입니다. 긴 방황 끝에 요즘은 자신의 일에 열중한 것으로 보아 제 자리를 찾아가나 싶기는 한데 새벽귀가는 아직 여전하여 보는 저는 아슬아슬 합니다. 생일인 오늘 아침도 5시 무렵에야 문이 열렸습니다. (2016.10.08)
제가 아침에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면 제 스마트폰은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우선 분 단위로 실시간을 알려주고 몸동작 하나하나를 포착하여 걸음걸이를 헤아려 이에 따른 거리와 칼로리 소모량을 환산합니다. 저는 어느 순간이라도 그 시간까지의 운동량을 알 수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제가 있는 지역의 날씨와 온도까지 측정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전화 통화나 메일, 메시지 접수는 물론이고요. 제 손안의 개인비서입니다. 더 바란다면 운전까지 해주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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