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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어제는 난샌 처음으로 돼지고기(2016.09.17~2016.09.21)

어제 늦은 밤 9호선 전철 안에서 술이 과했던지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서있는 그 자리에서 토하고 말았습니다. 느닷없는 폭탄 세례에 그 부근은 난리가 났습니다. 바로 앞에 앉았던 중년의 부부는 바지에 오물이 튀어 자리에서 일어나 피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러나 감동은 그 후에 일어났습니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 옆의 젊은 일행들까지 모두 나서서 바닥의 흔적을 훔쳐내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지나자 다른 곳보다 오히려 더 깨끗해졌습니다. 우리 젊은 세대들의 높은 도덕성, 우리나라의 미래입니다. 기둥입니다. (2016,09.21)




이른 새벽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가려는데 안방 문이 열리질 않습니다. 오른쪽, 왼쪽으로 돌리며 아무리 밀고 당겨도 요지부동입니다. 별 수 없이 거실에서 자고 있을 애엄마에게 전화를 합니다. 벨 소리가 끝이 나도 받지를 않습니다. 건너 방의 아들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불안이 엄습해 옵니다. 식구들이 나만 두고 모두 어디론가 가벼렸다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리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살려줘! 문 열어줘!” 그때서야 일어난 애엄마가 저를 구출합니다. 문이 잠긴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2016.09.20)





목포에 내려가면 가급적이면 제철 음식이나 과일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제 역시 마찬가지여서 9월의 과일이랄 수 있는 무화과를 맛보기로 했습니다. 무화과는 대표적인 지중해성 작물이라 목포 일원이 주산지여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몇 개만 맛보려는데 모두 다 박스 단위로만 판매를 하네요. 만원에서 만이천원을 받습니다.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박스를 해체해서 반만을 반값으로 건넵니다. 그도 다 못 먹어서 목포 집 냉장고에 넣어두고 올라왔습니다. 무화과는 물러서 멀리 운반과 저장이 좀 어렵습니다.

(2016.09.19)





노후에 가족들에게 쫓겨나지 않으려는 저 강남석의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오늘 애엄마의 생일을 맞아 꽃다발과 케이크를 준비했음은 물론이고요. 미역국을 직접 끓여 받치기로 했습니다. 마트에서 오뚜기표 미역국 2박스 4인분과 국거리용 쇠고기를 사와서 먼저 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쇠고기를 살짝 볶았습니다. 그리고 물 1200cc에 모든 것을 넣고 끓였습니다. 아 그런데 이거 맛이 보통이 아닙니다. 애엄마도 얼굴에 빙그레 웃음이 돌았습니다. 광주의 장모님도 기쁜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2016.09.18)




어제는 난생 처음으로 돼지고기 요리에 도전했습니다. 별 거 없습니다. 이미 조리된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을 한 팩 사와서 후라이팬에 볶는 게 요리의 전부입니다. 처음에는 잘 나가는가 싶었는데 온통 빨간색이어서 돼지고기가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겠습니다. 중간 중간 먹어 보는 것도 뜨거워서 한계가 있고요. 후라이팬이나 석쇠에 먹을 수 되었다는 알람장치를 해놓으면 좋을 텐데 아직 이런 거는 없나요? 아무튼 첫 돼지고기 요리 성질 급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201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