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곧 내일모레인데 가게에 매기(買氣)가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저의 말에 애엄마가 아무 걱정하지 말고 차분하게 앉아있다 오라고 합니다. 갑자기 혈압이 쑥 내려가는 느낌과 함께 마음의 안정을 되찾습니다. 같이 염려하면 안절부절이 더욱 가중될 것인데 고맙기 그지없는 격려 말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확실히 저는 점점 애가 되어가고 애엄마는 어른스러워짐을 느낍니다. 네에 아무려면 어쩝니까, 부부사이에 그럴 수도 있지요? 잉! (2016. 08.31)
2층 할머니 사장이 물러난 자리에 마늘보쌈집이라는 상호의 새 음식점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점심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 저는 마음으로 환영하면서 시작과 더불어 바로 찾았습니다. 개업 전 광고한 동태탕을 염두에 두고서요. 그런데 마늘보쌈과 동태탕 등 대부분의 메뉴가 2인 이상으로 혼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일인 메뉴는 제육복음 등 딱 세 가지. 또한 모든 음식이 인근 식당들에 비해 일이천 원 정도가 비쌉니다. 과연 순항할 수 있을지? 안타깝습니다. (2016. 08.30)
우면산 초입에서 양손에 생수박스나 떡 상자를 들거나 등에 음향장비를 맨 일군의 무리들을 만났습니다. 제 가슴으로는 저짐을 거들어야하는데 하면서도 머리 한편은 정상까지 들고 가기에는 무리라고 합니다. 소망탑에서 단합연을 가지려는 어느 회사의 행사려니 생각하면서 뒤통수가 화끈거림을 느끼면서도 그냥 지나갔습니다. 정상에 올라 모임의 성격을 알고 내려오다 일행을 다시 만났는데 훨씬 많아진 인원에 빈손인 사람들도 많아 찜찜했던 마음 역시 내려놓고 왔습니다. (2016.08.29)
고등어가 대기 중 미세먼지 주범이라고 억지 누명을 씌운 인간의 죄를 사하려고 지난 5월의 발표 이후 거의 매일 고등어조림을 만나고 있습니다.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입으로 들어가던 고등어가 젓가락 위에서 묻습니다. “아재가 매일 저희를 위로해 주셔서 정말 고마운데요. 솔직히 말씀해보세요. 우리 고등어를 만나러 오시는 게 아니고 저기 새로 일하러 오는 아짐 보려고 오시는 게 아닌가요?” 으잉! 그러고 보니 요즘 오시는 아짐이 키도 늘씬하고 균형 잡힌 몸매에 얼굴도 아주 예쁘시네요. (20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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