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시야가 확 트인 우면산 정자에 앉아 정자를 생각합니다. 1963년 영암국민학교 2학년 2반 우리 반에는 큰 김정자와 작은 김정자, 즉 정자가 둘 있었습니다. 저는 그 중 작은 김정자를 좋아하여 아니 작은 김정자가 저를 좋아하여 둘이 늘 같이 놀았습니다. 서남리 길가에서 정자가 내 등 뒤로 가 양 어깨에 팔을 올리고 걸으면서 “어디만큼 갔냐?” 그러면 저는 “당당 멀었다!” 하는 그런 놀이지요. ㅋㅋㅋ오늘 아침 올해 나이 예순두 살 작은 김정자 할머니를 찾습니다.(2016.08.27)
접시 물에도 빠져 죽는다는 속담이 우리 집에서 일어날 뻔 했습니다.이리저리 놀다 두 시에 들어간 집에 애엄마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침 침대에서 떨어져 천둥이 치는 소리와 함께 온 몸이 감전되듯 짜릿하면서 어마어마한 고통이 몰려와 죽는구나 생각했는데 병원에 다녀와 나아졌다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몰랐던 저는 되게 미안했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한 줄 남겼습니다. “깜짝 놀랐어. 그나마 다행이야. 언제나 난 당신과 함께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옆을 지킬 게, 김희원 만세!” (2016.08.26)
을지 연습이 한창이지요. 저도 군 졸병시절 을지포커스 렌즈라는 훈련을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작전계획에 의거 여단 지휘부가 통째로 깊은 산 속의 벙커로 이동해서 훈련에 임하는데요. 사병이라 별 일이 없던 저는 계곡에서 가재를 잡는 것이 하루 일과였습니다. 개구리를 잡아서 뒷다리를 짓이겨 흐르는 물에 놓아두면 그 주위의 가재들이 돌 밑에서 기어 나와 그 다리 주변으로 몰려옵니다. 그러면 그저 건저 올리면 되는 것입니다. 무공해 가재를 반합에 담는 게 저의 보직입니다(2016.08.24)
퇴근 길 전철 속의 여자들 열이면 열 모두 다 양말을 안 신고 있습니다. 출근 길 여자들 중 열에 둘 정도 양말을 신고 있습니다. 그도 나이 많은 아짐들입니다. 요즘 여자들의 패션은 양말을 안 신는 게 대세인가 봅니다. 딸아이에게 물어보니 “안 신는 게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그걸 물어보는 것조차 이상하다.” 합니다. 남자들도 양말을 안 신는 사람들이 조금씩 보이던데 이제 양말도 버선 신세로 전락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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