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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장모님께서 토종닭을 사들고(2016.07.15~2016.07.19)

우면산에서 내려오는 제 앞에 50대 중후반의 두 아재가 열심히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가만히 뒤에서 듣자하니 둘이 서로 각자의 이야기에만 열중하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큰 아재는 월출산을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옆 사람이 듣던지 말던지 그저 신이 났습니다. 목소리가 자근자근한 그 옆의 아재는 라오스 이야기를 하면서 가끔은 옆의 아재를 화제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합니다만 여의치 않습니다. 술자리에서만 자기 이야기에 목소리 높이는 줄 알았는데. 멀리 갈 것 없습니다. 제가 조심해야할 부분입니다. (2016.07.19)




목포에서의 일요일 아침, 상쾌한 하루를 위해서 이른 시간 아파트 입구의 사우나에 들렸습니다. 1층에서 5,500원을 지불하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2층에 올라 신발을 넣고 로커 열쇠를 들고 한 발자국 옮겨 탈의실에 들어서는 순간 모두가 여자들입니다.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매만지거나 화장을 하는 등 다섯 명쯤 됐을까요? 제가 여탕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화들짝 놀라 밖으로 쏜살같이 나왔습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여자들은 벗고 하는 남자들과 달리 옷을 입고 나서 머리를 만지는구나!"

(2016.07.18)





오늘 아침은 일부러 느린 기상과 느린 식사를 하면서 장모님을 즐겁게 해드리는 여러 퍼포먼스를 가졌습니다. 약을 타서 애엄마에게 가져다주면서 큰 소리로 “사랑하는 홍구엄마 드셔요!” 약을 마시는 애엄마 옆에서 또 칭찬을 건넵니다. “나는 당신에게 배운 게 많아, 내가 옳은 줄 알았는데 당신의 느리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은 그런 삶이 더 좋아.” 애엄마도 덩달아 “살다가 이제 별 칭찬을 다 듣네!” 집에서 나오면서는 당연 “이거 장모님이 사주신 옷 입고 갑니다. 멋있지요?” (2016.07.16)




장모님께서 토종닭을 사들고 광주에서 오셨습니다. 저 역시 다른 날보다는 일찍 집으로 가서 장모님표 토종삼계탕을 비롯하여 다른 반찬 여덟 가지와 함께 했습니다. 연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드시는 장모님이 세계 최고라는 찬사를 보내면서 “가족 간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건넸습니다. 보나마나 아침에도 저를 위해 식사준비를 하실 것이라 그 수고를 덜어드리려고 주무시는 장모님 머리맡에 홍삼 한 잔 놓아드리고 이른 새벽 집을 가만히 빠져나왔습니다.(201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