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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술자리에서 잔을 놓쳐(2016,07.01~2016.07.06)


샤워실로 나서는 저를 애엄마가 불러 세우더니 튜브용기 2개와 겉면이 거친 수건 한 장을 건넵니다. “하나는 얼굴을 닦고, 다른 하나를 몸을 닦으면서 수건으로 뻑뻑 거품을 내세요!” 평소 몸에는 일체 비누칠을 않는 저는 내키지는 않았으나 심기를 거슬리지 않으려고 받아서 갑니다. 당연히 용기 둘은 라커룸에 그대로 두고 수건만 들고 들어가 물을 살짝 축이기만 합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마치고 밖에서 10여분을 더 보내다 집으로 갑니다. “아따, 당신 말을 들으니 역시 몸이 미끌미끌 하네 잉!" (2016.07.06)





반나절을 빗속에서 운동을 했더니 감기가 슬그머니 접근을 해왔습니다. 침투하려는 감기와 이를 방어하려는 몸 사이에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더니 왼쪽 코 쪽의 전선이 뚫렸습니다. 어제 새벽부터 콧물이 줄줄 흐릅니다. “홍삼 장사의 자존심을 건들다니, 홍삼을 항상 곁에 두고 사는데 감기 네가 감히 달려들어?” 화장지를 어제 교육 장소까지 가지고 가 속사포로 코를 풀어 재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소주 석 잔을 거푸 마셨습니다. 오늘 아침 언제 그랬냐드는 듯 말짱합니다. (2016.07.05)             




저에게는 20대에 만나서 40여년을 내려오는 모임이 둘 있습니다. 이번 주말 그중 한 모임에서 결성 이후 처음으로 부부동반 1박2일 행사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인 애엄마도 참여를 결심해서 모처럼 부부가 함께 나섰습니다. 거의 처음 일이지요. 정녕. 나서는 순간부터 그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리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말도 줄이고, 술도 줄이고, 짐도 먼저 챙기고, 잠자리 불편할까 숨소리도 죽였습니다. ㅋㅋㅋ다음에 또 모시려면 점수를 많이 따야 해서요 (2016.07.04)




술자리에서 잔을 놓쳐 맥주가 쏟아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옆 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두 아짐 쪽으로 파편이 많아 날아갔습니다. 그것이 연이 되어 자연스럽게 자리를 합치게 되었습니다. 두 아재에 두 아짐이 보태니 갑자기 활기가 넘칩니다. 주거니 받거니 잘도 넘어갑니다. 화제야 별 거 있겠습니까? 아짐들의 남편 흉보는 거나 자랑하는 거에 맞장구를 치는 것이지요. 이윽고 자리가 파하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짐들이 이미 마쳤네요. 세상에 이런 일이! (201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