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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전철 개찰구를 통과하는데(2015.08.20~2015.08.24)

 

가는 여름날의 아침이라서 그런지 우면산행 중 얼굴에 와 닿는 바람의 시원함이 싱그러움 그 자체입니다. 얼굴만 이런 기분을 느끼기 미안했던지 몸에도 좀 선사하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산길이지만 얼굴의 이야기를 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앞뒤를 잘 살펴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고 웃통을 확 벗어 제꼈습니다. 몸으로 스치는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낄 지경입니다. 분위기에 막 젖어드는가 싶은데 저 앞에서 사람이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황급히 옷을 입습니다. (2015.08.24)

 

 

 

장래 애들을 위해 벌려 놓은 일로 우리 집은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흡사 전쟁터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저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저녁 늦게까지 잠시의 여유가 없습니다. 돕기도 그러고 돕자니 뭐 딱히 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괜히 미안하고 그래서 아예 새벽부터 집을 나섭니다. 안 보면 마음이라도 편하니까요. 명색이 가장인데 “비겁하다!” 생각은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오늘은 그래도 애들 방문을 열어 살고는 있나 확인하고 왔습니다. (2015.08.23)

 

 

 

 

급하다며 아침 일찍 좀 나와 달라는 고객들 중 십중팔구는 안 오십니다. 어제도 그렇습니다. 8시에 꼭 오겠다면서 특정상품 포장까지 요청한 손님을 위하여 저는 아침 일정을 모두 포기하고 7시30분부터 가게에서 기다렸습니다. 역시나 아홉시가 넘어 열시가 되어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홉시 전까지는 제 자신 자기관리에 관계된 귀중한 시간들인데 아깝기 짝이 없습니다. 손님! 제가 전화로 “왜 안 오시냐?”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행여 미안해하실까 그도 않습니다. 잉! (2015.08.22)

 

 

 

광주에서 재킷과 셔츠 한 벌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역시나 저의 생일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장모님으로부터의 선물입니다. 결혼이후 단 한해도 거르지 않으시고 축하를 해주시는데 정작 사위인 저는 장모님이 생신일 조차 잘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르신들 생신을 챙기는 일은 온전히 애엄마 몫이었기 때문입니다. 내친 김에 년 초 어딘가에 적어 둔 기록을 찾아봅니다. 장인 어르신이 11월, 장모님은 1월에 있네요. 이제 저도 그럼 철이 좀 들어볼까요, 허나 금방 또 잊겠지요? (2015.08.21)

 

 

 

 

전철 개찰구를 통과하는데 화면에 평소와 다르게 1,000원이 찍힙니다. 얼핏 첫 차는 할인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서도 설마 그런 일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무튼 고속터미널역에 내려 벽에 붙은 운임표를 보았습니다. 역시나 첫차부터 6시30분까지는 조조할인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영화관만 조조할인이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사이 전철에까지 침투를 했네요. 관우, 장비가 열을 더 받겠습니다. 전철까지 조조만 할인을 해준다고 하니..... (2015. 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