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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연일 계속된 술자리에 (2015.08.25~2015.08.28)

교대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시는 아짐이 오셨습니다. 나이가 육십인데도 피부가 곱고 얼굴도 예뻐서 얼른 보기에는 40대로도 안보입니다. 당연히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아니! 어디서 머리를 하셨어요? 이제까지 본 중 최고로 멋지네요. 세련 그 자체에요!” 이에 고무된 아짐 “어머나 좋아라, 제가 직접 손 본거에요!” 몇 이야기 후 제가 더 나갑니다. “서초동 제일 미녀이신데요, 그런데 아직 생리를 하시지요?” ㅋㅋ 뭐라 대답하셨을까요? “아녀요, 진작 끝났어요. 그래서 홍삼을 좀 먹어볼까합니다!”

(2015.08.28)

 

 

기쁘다 양정 오셨네! 더운 여름날 저를 만들기 위해 꽤나 땀을 흘렸을 아버지도 이제 이 세상에 안계시고, 이날 아침이면 없는 살림에도 시루떡을 상에 올리셨던 어머니는 오늘이 며칠이며 무슨 날인지 이미 기억에서 지우셨으며, 여동생들도 자기 가족들 챙기느라 근래는 축하 전화도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습니까? 장모님께서 올려주신 풍성한 반찬, 애엄마의 자켓, 아들의 허리띠, 딸아이의 골프 장갑 그리고 여러분들의 축하! 저는 행복합니다. 강남석 만세! (2015.08.27)

 

 

 

 

건물 청소하는 아짐이 새로 오셨습니다. 며칠 아침 바닥만 보고 일을 하시더니 오늘은 저하고 눈이 마주치자 먼저 말씀을 건네십니다. “좋은 일을 하시네요. 남의 건강을 지켜주니 복 받으시겠네요!” 덕담에는 덕담으로 “아이고 무슨, 사모님이야말로 남들의 청결을 위해 청소를 하시니 저보다 훨씬 좋은 일입니다." 수줍어하시는 아짐의 손에 홍삼 한 봉지를 건넸음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급기야 그 아짐 우리 가게 내부까지 청소를 하시고야말았습니다.(2015.08.26)

 

 

 

 

어머니께서 목포의 요양병원에서 생활하신지도 이제 2개월을 넘겼습니다. 우리들의 우려와는 달리 옆에서 모시는 분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어머니께서는 아주 잘 적응하신다고 합니다. 노래자랑 시간에는 손을 들고 나가셔서 치매에도 불구하고 한 곡 정도를 단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불러내신답니다. 말씀도 조리가 있고 카리스마가 있어 비록 치매이지만 다른 환자들께서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하네요. 소녀성이 살아나셨을까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2015.08.25)

 

 

 

연일 계속된 술자리에 그분의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을 터, 아무래도 이쯤에서 죄를 사하고자 이른 새벽 애엄마 곁으로 갔습니다. 양쪽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게 웬일입니까? 그렇게 단단했던 다리의 근육이 다 풀려있습니다. 손에 힘을 주지 않아도 주물러지는데 “아이고 이게 제 탓입니다.” 남편이 야물지 못해 돈벌이에 나서다보니 이렇게 몸이 늙어 가는 것입니다. 다른 환경이었으면 놀러 다닐 나이인데 저를 만나 이 고생을....... 홍구엄마 미안해요, 잉! (201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