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 전부터 가게 앞 화단에 가죽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외로웠는지 친구 하나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런데 옆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철쭉이나 회양목과 달리 키가 크는 속도가 빨라서 항상 정원사 가위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한참 잘 자라고 있는가 싶으면 어느 사이 옆의 나무들과 크기가 같아져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목을 내밀어 키우기를 벌써 몇 번 째 인지 모릅니다. 올해는 해가 다가고 겨울이 오도록 내버려두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2015.08.11)
허리띠의 끝부분이 몸에 달라붙지 않고 삐져나와 늘 밖을 향하고 있어서 촌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오늘 자세히 살펴보니 제가 부드럽게 가공된 부분을 안으로 거친 부분을 밖으로 향하게 즉 안팎을 바꾸어 하고 다녔던 것입니다. 옛날 동료직원 한 분이 속옷을 둘러 입고 자다가 집에서 들켜 이를 바람피운 것으로 생각한 부인으로부터 이후 몇 년간 죄 값을 치루느라 곤혹스러웠다는데 허리띠의 앞뒤를 바꾸고 다닌 죄는 무슨 죄에 해당할까요? (2015.08.10)
린스를 먼저 쓰고 다음에 샴푸를 사용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겉으로는 아무런 일이 없습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뒷일 역시 모릅니다. 이른 새벽 집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는데 여자가 둘씩이나 있는 집이라 뭔지 모를 플라스틱 용기가 여럿 있습니다. 글씨 또한 작아서 대충 이거다 싶은 걸 먼저 머리에 대거 방출 시켰는데 물에 잘 안 풀립니다. 억지로 씻겨 내리고 다음 걸 잡아 똑같이 반복 이번은 거품도 잘 나고 잘 풀립니다. 거꾸로 사용한 것이지요. ㅎㅎㅎ오늘은 기념으로 반찬 먼저, 그리고 밥을....
(2015.08.09)
어제 당배 사장님네 상가, 조문을 마치고 구석자리에 앉아 술 한 잔을 들이키려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애엄마의 전화입니다. “거기 조문 자리지? 조문자리야, 알지? 제발 떠들지 말고 조용히 앉아 있다 와, 응!” 어느 자리에 가든지 분위기 잡으러 술잔을 돌리며 들이대다 술에 취해 들어오는 저를 염려하여 보내는 일종의 경고성, 주의환기성 전화입니다. 맞습니다.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지요. 항상 나대는 저를 저도 잘 알지요. 그래서 어제는 소주 한 잔으로 끝냈습니다. 아하! 저의 봄날은 갔습니다! (2015.08.08)
사람의 얼굴과 이름은 비교적 잘 기억했는데 이제 그마저 한계에 온 것 같습니다. 어제 아침 우체국에서 일을 마치고 오는 길, 예쁜데다 살결도 고운 아짐 한 분이 저에게 인사를 합니다. “이렇게 일찍 어디를 다녀오세요?” 순간 누구인지 전혀 모르겠으나 그대로 갈 수는 없어 반갑게 화답을 합니다. “네에! 이 더위에 어찌 지내십니까?” 돌아서서 생각합니다. “고객?” 저 정도 예쁜 분들 이름은 다 외우는데, “이 부근 식당?” 블루문 아짐도 생태찌개 아짐도 아닌데!"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모르겠습니다. (20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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