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일 달이 바뀌었나요? 어제와 같은 날일 텐데 인간들이 그 날들에다 금을 그어 놓고 "어제다, 내일이다, 오늘이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오늘 얼마 정도를 과거로 흘려보냈는지 잠시 계산을 해보았습니다. 대략 21,551일 517,224시간 그러니까 64,653 끼니를 함께 했습니다. 지난 날, 지난 시간 어느 한 순간도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 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날들이 계속 되고 저는 그 속에서 저를 찾아가는 여행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14.11.01)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자 살던 집을 팔고 며느리가 집을 나갔습니다. 갑자기 고아가 된 손자 손녀 둘을 혼자 돌보면서 18년간 아들 제사를 지낸 올해 83세의 할머니께서 우리 가게의 손님이십니다. 아니 속이 상하실 때 하소연을 하러 오시는 제 벗입니다. 오늘의 내용은 올해 23살의 손녀의 200만원 카드빚을 어떻게 할 것인가 입니다. 할머니께 이번 것은 애신상과 관련 있으니 처리해주고 이제는 가슴 속의 정을 다 비워내시라고 했습니다. 아들 제사도 그만하면 됐다고 했습니다. (2014.10.30)
부부로 보이는 전통적 혈색의 흑인 두 분이 가게에 들어왔습니다. 당연히 "어디서 오셨느냐?"고 물어볼 수밖에요."탄자니아에서 왔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머릿속으로 에볼라가 스치고 지나가며 움찔해지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다 이내 이성을 바로 회복하면서 "아니 이 대목에서 웬 에볼라가 떠오르지?" 방정맞은 생각을 한 자신을 꾸짖습니다. 두 분이야 전혀 눈치를 못 채셨겠지만 미안한 마음에 더욱 공손하고 친절하게 대했습니다. 나가시는 손에 선물을 들려주었음은 물론이고요. (2014.10.30)
어쩌다 밖에서 짐심 식사를 하는 날이면 저는 100m 달리기 선수가 됩니다. 그 시간 가게에 오신 손님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그대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식사가 나오기 전이면 괜찮은데 막 숟가락을 들거나 반쯤 정도 먹었을 때는 이거 영 곤란합니다. 중단할 수도 더 먹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에서 도시락을 들고 오거나 그도 아니면 가게에서 시켜 먹는 게 편합니다. 아무리 달리기를 많이 하더라도 그래도 손님의 전화는 반갑습니다. (20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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