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장에서 당시 담임이던 박내홍 선생님께서 우리 반 박수만 군 우등상을 연단으로 나가서 대신 수상하라고 하셨습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합격한 수만이가 서울에서 내려오지 못해 졸업식에 불참했기 때문인데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저는 그리 했습니다. 이를
지켜보시던 아버지 심사가 아주 불편하셨습니다. 식(式) 후 가족들 짜장면 먹는 자리에서 “너는 자존심도 없냐?”라고 한마디 하셨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아주 불효한 일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그 자리에서 제 이름으로 당당히 받았어야 아부지 엄니 어깨도 으쓱하셨을 것을 이래저래 중학 시험부터 실패만 거듭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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