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전철을 타려고 서 있는데 모자를 쓴 할머니 한 분이 웃으면서 저에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가깝게 다가와서 당황스러울 지경일 찰나 들릴락 말락 천 원짜리 한 장만 달라고 하십니다. 어려운 일은 아니라 바지 뒷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데 5만 원권, 1만 원권, 5천 원권, 1천 원권이 한꺼번에 나옵니다. 그것을 본 할머니가 요구사항을 급변경합니다. 5천 원권으로 달라고 합니다. 저도 마음이 급변해서 그냥 그 자리를 확 벗어나 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어서 처음 요구사항을 들어주었습니다. 용모로 봐서는 동량을 다닐 분은 절대 아닐 것 같은데 세상일은 참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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