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허한 몸을 보할 생각으로 저 아래 나주곰탕집을 들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평소에 무심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손님을 대하던 아짐이 제 자리까지 찾아와 한껏 밝은 웃음과 함께 “오랜만에 오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마침 아무도 없어서 용기를 냈을까요? 저도 바로 화답합니다. “네, 머리를 새로하셨네요? 아주 예쁘십니다.” 인사를 주고받아서인지 곰탕 맛도 여느 때와 확 다릅니다. 몸이 기운이 나는 느낌입니다. 역시나 끝나고 나서는 저에게 문 앞에까지 와서 안녕히 가시라고 합니다. 오는 길 명인제약 빌딩의 꽃잔디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리고 한 포기 할미꽃은 마냥 부끄러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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