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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적단풍 발아(2025.03.28)

거친 회양목 울타리 사이에서 홍단풍 나무 한 그루가 막 발아를 하여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둘도 아니고 딱 혼자이니 얼마나 큰 행운인지 알아보았습니다. 옆에는 어머니 단풍나무들이 여럿 있었으니 지난해 팔만사천 개 정도의 씨앗을 날려 보냈을 것이고 저 나무는 그중 유일한 하나이니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면 앞으로의 생존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우선은 잡풀을 제거하는 인부들의 손을 피해야 할 것이며, 먹이를 쪼는 새들의 부리도 조심해야 할 것이며, 오며 가며 부질없이 아무거나 만지고 뽑는 행인들도 만나지 않아야 할 것이니 그도 팔만사천 분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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