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중턱에서 만난 청설모가 나무 위에 앉아 나뭇가지의 껍질을 벗기고 그 수액을 핥고 있습니다. 나무 위를 날아다니거나 잣을 먹는 모습은 흔히 보았으나 수액은 처음 일이라 염치불구하고 물었습니다. 잠시 등을 돌리고 앞으로 나온 청설모가 저를 빤히 쳐다보며 한마디 합니다. “사람들에게도 보릿고개가 있듯이 우리도 봄이 오는 이맘때가 제일 힘들어요!” 멀리 달아나지 않고 따지듯 이야기하는 청설모가 귀엽습니다. 며칠 전 내린 눈에 개나리꽃 진달래꽃이 주춤하는 사이 먹이 구하기에 나선 청설모도 힘들고 이를 피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까마귀 고함소리도 힘이 듭니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인 가게 (2025.03.23) (0) | 2025.03.23 |
|---|---|
| 어르신 소리(2025.03.22) (0) | 2025.03.22 |
| 실상과 허상(2025.03.20) (0) | 2025.03.20 |
| 비둘기들의 욕심(2025.03.19) (0) | 2025.03.19 |
| 3월 우면산의 눈(2025.03.18) (0) | 2025.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