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동작역 인근 갈림길에 터를 잡은 비둘기들이 그 앞으로 다가서도 단 한 마리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간의 학습으로 체득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기해서 사진으로 남기려 스마트폰을 들이밀자 잠시 뒤로 후퇴하는 듯하다가 이내 다시 제 주위로 모여듭니다. 이어 발걸음을 옮기자 모두 종종걸음으로 저를 따라옵니다. 흡사 제가 비둘기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느낌입니다. 아하 긴 장마에 먹이 찾기가 힘들었던 비둘기들이 저더러 뭔가를 내놓으라는 눈치입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우산 하나가 전부인 제가 모른 체 그냥 앞으로 나아가니 알았다는 듯 일제히 걸음을 멈춥니다. 오늘은 비둘기와 교감을 나눴으니 저도 비둘기입니다. 구(鳩)구(鷗)구(龜)구(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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