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 갔습니다. 아아 이른 아침이면 건물에 들어서는 나에게 화사한 웃음을 선사하더니 당신의 최고 자랑 사위 가족의 부산 이사를 따라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아아 임은 갔습니다. 아침이면 노 경비아저씨와 정담을 주고받아 주위의 시기 질투를 한몸에 받으면서도 끄떡없더니 그 굳고 당차던 의지도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불어닥친 찬바람에 날아갔습니다. 임은 갔습니다. 간간 성악가처럼 들려주며 자신을 뽐내던 아름다운 노래는 은행을 맴돌아 복도에 남아 아직 귀에 생생합니다. 이제까지 은행구역을 맡아 아침 시간 청소를 해주시던 아짐께서 떠났습니다. 건강 때문에 부러 하시던 일이라 미련 없이 가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금소총 외(2023.12.21) (0) | 2023.12.21 |
---|---|
술이 약이여(2023.12.20) (1) | 2023.12.20 |
방바닥에서 자는 기쁨(2023.12.18) (0) | 2023.12.18 |
정확한 출발시간(2023.12.17) (1) | 2023.12.17 |
눈보라 속 푸른 하늘(2023.12.16) (0) | 2023.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