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사월/박목월
송화(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박목월 시인이 윤사월입니다. 시인께서 그려낸 윤사월은 아무리 일러도 양력으로는 5월일 텐데요. 올해는 지금 4월인데도 빠른 계절 덕으로 온 산야에 송화 가루가 날립니다. 여러 봄꽃들이 앞다투어 피는데 소나무라고 어디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꾀꼬리 소리야 들리든 말든 소녀가 엿듣든 말든 아침은 춥고 낮은 더워서 이게 겨울인지 봄인지 여름인지 종잡을 수 없으니 “에라 모르겠다. 나도 책보 들고 학교나 가보자!”는 심산으로 모두 피었습니다. 금년의 봄은 날이 어찌 좀 이상합니다. 변덕이 너무 심합니다.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찌 제가 감히(2023.04.26) (0) | 2023.04.26 |
---|---|
주어 논쟁(2023.04.26) (0) | 2023.04.26 |
머리카락 휘날리며(2023.04.24) (1) | 2023.04.24 |
새들의 날갯짓(2023.04.23) (0) | 2023.04.23 |
버드나무 꽃씨(2023.04.22) (0) | 2023.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