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 날의 서울의 아침은 무채색 공화국이 됩니다. 회색빛이 맴도는 도시에 하얀 눈이 날리자 검은색 우산을 받쳐 들고 비 대신 눈을 피하는 행인들의 옷도 온통 검정 일색입니다. 무표정한 얼굴도 검은색 이외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저 역시 구두까지 무채색이어서 무리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으나, 그래도 마음은 유채색입니다. 노래를 불러 무채색에 색을 물들여 나갑니다. 아니 추위를 이깁니다.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 금수강산으로 풍년이 왔네. 지화자 좋다. 얼씨구나 좋고 좋다. 명 년 춘삼월에 화류 놀이를 가자.” (어제 아침)

'▶세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5년 운을 되돌아(2023.01.29) (1) | 2023.01.29 |
---|---|
익숙하지 않은 길(2023.01.28) (0) | 2023.01.28 |
길거리 화장실(2023.01.26) (0) | 2023.01.26 |
직계존속표(2023.01.25) (0) | 2023.01.25 |
정월 초사흘 엄니생신(2023.01.24) (1) | 2023.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