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무렵 제가 한강을 걷고 있을 때는 주위에 아무도 없습니다. 거칠 것 없이 혼자 큰 소리로 노래도 부르고 오두방정을 떨면서 즐거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간간 뒤에서 자전거 하나가 제 앞으로 내달립니다. 저의 이 모습을 보고 날궂이 하는 놈을 만나네 이렇게 생각할 거라고 또 혼자 웃습니다. 군가도 빼놓지 않습니다, 발을 맞추는 데는 군가 이상 좋은 게 없습니다. “높은 산 깊은 물을 박차고 나가는~~” 이윽고 여섯 시에 이르면 오가는 행인들이 제법 보입니다. 바로 저도 정숙 모드로 전환하여 근엄해집니다. 워낙 점잖아 보여서 저를 쳐다보지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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