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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나팔꽃과 토란이 무슨(2021.09.16)

나팔꽃과 토란이 무슨 죄가 있다고 청소아재가 무자비하게 휘두른 낫질에 모두 땅바닥에 나뒹굴어졌습니다. 나팔꽃에 점령당한 저하고 17년여 고락을 함께해온 선인장도 밖에서 몸이 보이지 않는 탓에 칼날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워낙 눈 깜짝할 사이의 일이라 말릴 여유가 조금도 없었습니다. 건물 미관을 훼손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전에 위협되는 일도 아니거늘 청소아재는 무슨 이유로 저리 했는지 기가 막힌 얼굴의 저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연발합니다. 깨진 화분을 새로 사와 원상 복구한다는데 이미 엎질러진 물 그대로 두시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