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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일찐 들어간 아무도(2021.09.13)

일찍 들어간 아무도 없는 집에서 개수대의 쌓인 빈 그릇 설거지를 합니다. 쓰잘데 없는 일했다는 꾸지람을 듣지 않기 위해 뽀득뽀득 소리가 날 때까지. 빈 밥통에 쌀을 채우고 과학적인 양의 물을 부어 밥을 합니다.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돌보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가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게 제 나이 쉰이 되어서입니다. 그해 잘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 애엄마와 역할을 바꾼 뒤의 깨달음이지요. 무릇 가족이란 같이 밥 먹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진리인 것을 혼자 세상모르고 뻐기고 다녔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