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한강 가 살구는 노랗게 잘 익었는데요. 뭣이 부끄러운지 모두들 잎 뒤에 숨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 사람들은 어김없이 긴 풀을 밟아 길을 내고 하나둘 떨어진 살구를 주워가는데요. 일요 아침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려 적의 침몰을 알립니다. 빨간 모자에 빨간 셔츠의 사내가 긴 간짓대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모조리 털어갈 작정으로 표정이 비장합니다. “아서라! 모두의 기쁨을 혼자만의 득의양양으로 바꾸지 말고 오던 길 그냥 돌아가라! 그게 얼마나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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