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이야기

모처럼 점심으로 고등조림을(2016.10.30~2016.11.03)

들기에도 무거운 M1소총에다 실제 총알까지 주어지니 무서움이 극에 달했습니다. 몸을 지면에 붙이는 엎드려 쏴 자세에 통제관의 지시에 따라 노리쇠를 후퇴하고 전진하면서 탄환1발을 장전합니다. 그리고 전방을 향해 사격개시라는 소리와 함께 깃발이 내려지면 격발을 합니다. 바짝 엎드려 이걸 쏴야하나 하는 순간 옆 동료들의 사격이 시작되었습니다. 탕! 탕! 탕! 그때 갑자기 제 눈에는 하늘의 별이 보이고 기분이 묘해지면서 아랫도리가 축축해졌습니다. 너무 놀라 사정을 하고만 것입니다. (2016.11.03)




지난 일요일 수원 구 코스에서 채가 생각대로 빠지지 않고 공이 앞으로 나가지 않아100타를 훌쩍 넘기며 이제 채를 놓으라는 신호나 보다 생각하며 무척 실망했습니다. 어제는 환경을 바꿔 실내 스크린에서 수원 구 코스를 다시 만났습니다. 소주를 한 병쯤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74타를 쳤습니다. 혼자 할 때를 제외하고는 생애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직은 채를 놓지 말라는 이야기구나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변덕스러운 마음입니다. (2016.11.02)




길에서나 아니면 어느 특정 장소에서 저하고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반갑기 보다는 당황스럽고 어색합니다. 얼른 자리를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요. 아침 샤워를 마치고 벗은 채로 라커룸으로 갔는데 바로 옆에서 저하고 똑같은 팬티를 먼저 입고 있는 사내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기분이 묘해져서 윗옷부터 입고 그분이 나간 후에야 아랫도리를 챙겼습니다. 그런데 저분도 저처럼 인터넷에서 다섯 벌을 한꺼번에 구입했는지 궁금합니다. (2016.10.31)




저녁 식사자리에서 친구가 나이가 들어 갈수록 혼자 노는 일이 익숙해져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맞습니다. 다행히 저는 혼자 노는 여러 가지 재미를 가지고 있는데 요즘 또 하나가 늘었습니다. 그것은 스마트폰 배터리의 마모 속도와 함께하는 것입니다. 새로 바뀐 폰은 지난 번 거와 달리 마모량이 %단위로 표시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스마트폰이 가만히 누워서 숨만 쉬는 데도 한 시간당 2%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다 여섯시 무렵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면 4~8%까지 급격히 소요량이 올라갑니다.

(2016.10.31)



모처럼 점심으로 고등어조림을 대신해서 곰탕을 택했는데 중간에 젓가락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손이 건조한 탓으로 생각해서 손가락을 비빈 후 다시 시도했으나 여전히 움직이지 않습니다. 순간 내 몸이 갑자기 정지한 듯 느껴졌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니 젓가락 끝이 곰탕에 썰어 넣은 대파 하나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족쇄를 만든 것입니다. 제 손 힘으로 파 하나를 끊어내지 못한 해프닝입니다. 갈수록 제 몸의 끝부분들이 힘을 잃어 갑니다. 아 지금은 박이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201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