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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입고 다니는 바지를 벗어서(2015,12.01~2015. 12.05)

새벽 4시가 못된 시간인데 거실 쪽의 요란한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딸아이를 포함하여 대 여섯 명의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노는 소리였습니다. 잠을 더 청하기는 글렀고 그렇다고 나가자니 애들 흥을 깨버리는 눈치 없는 아빠가 될 것같아 이불 속에서 뭉개며 밴드와 카톡을 오가며 애들이 잠들기를 기다렸습니다. 웬 걸! 여섯시가 되었어도 애들의 웃음은 끝이 날 줄 모릅니다. 움직여야 하는 시간이라 별 수 없이 나가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따 아직 안자도 되냐? 나 신경 쓰지 말고 더 놀아라, 잉!” (2015.12.05)

 

 

 

한적한 시골 향리의 같은 기수 초중고 연합회장을 초등학교만 나와 사실은 자격도 없는 제가 2년을 맡아오다 어제 그 자리를 내려놓았습니다. 기간 중 사석에서까지 저를 꼭 회장님이라 부르며 존중을 해준 친구들, 모임마다 수건을 기증하면서 거기에 꼭 회장인 제 이름을 새겨준 친구, 행사 기획단계에서부터 후원을 아끼지 않은 친구들, 이런 순수하고 소박한 동창들과 어울려 2년을 즐겁게 보내고 신임회장 선출과 더불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어제, 마침 하얀 눈이 쌓였었지요.(2015.12.04)

 

 

 

출근하려고 안방을 나서는 순간 오늘따라 일찍 일어난 애엄마의 용의검사에 걸렸습니다. “뭐야, 이거 벗어!” 더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녀, 지금 영상이여 괜찮아!" 갈아입기가 귀찮은 제가 버텨봅니다. “어허, 당신은 오늘의 날씨를 봐서는 안 돼, 내일의 날씨를 봐야해, 추워!” 항상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오는 저에 대한 핀잔과 아울러 기어코 옷을 갈아입으라는 재촉입니다. 하여 오늘은 12분 뒤에 오는 다음 전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2015.12.03)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노래를 불렀습니다. 등교할 때나 출 퇴근길에서도 혼자 있으면 여지없이 콧노래라도 노래를 불렀습니다. 30대 중반까지 계속되었던 저의 습관입니다. 생각해보니 마음의 잡념을 끊어내고 지금에 집중하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다 저의 사회생활이 절정에 이르면서 어느 날 실종되고 말았는데 요즘 다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왔습니다. 몸과 마음이 절로 가벼워지며 세상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좋습니다. (2015.12.02)

 

 

 

입고 다니는 바지를 벗어서 1cm를 잘라내는데 6,000원 또 그것을 드라이하는데 4,000원 합하여 10,000원, 두 개를 맡겼으니 오늘 2만원이 들었습니다. 바지 값보다 유지비가 더 들어가고 있습니다. 키가 계속 줄어서 얼마 전에 잘라낸 바지 같은데 또 다시 질질 끌려서 또 잘라달라고 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집에서 결혼 당시는 제 키가 170cm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데 이러다 165cm이하로까지 줄어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2015.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