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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

청소 아짐의 저에 대한 관심은(2015.11.19~2015.11.24)

우면산을 오르며 힘들게 느껴지는 깔끄막(비탈길)이 딱 한군데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다 지나고 나서도 전혀 그걸 못 느끼는 날이 있으며, 어느 날은 초입부터 힘들다 느끼면서 숨을 헐떡입니다. 오늘은 중간에서 “아 그곳이지!”하고 느끼는 순간 힘들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못 느끼고 지나는 날이 많았는데 힘 드는 곳이라고 인식하는 날은 힘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힘이 들지 않은 곳을 힘이 드는 곳이라고 제가 문제를 만들면서 힘들어지는 것이지요. 삶 자체가 문제가 없는데 스스로 만드는 그런 뭐!

(2015.11.24)

 

 

 

장성군 남면 마령리에 자리 잡은 황토펜션 토루에서 고교 선후배간의 모임, 첫 술자리는 아무래도 나름의 질서를 스스로 지키느라 비교적 선배들의 무대가 됩니다. 이윽고 장소를 옮겨서 강당에서의 노래마당,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불려나온 무대에서는 선후배가 없습니다. 그저 차지한 분의 독무대입니다. 막춤 하나로 전부를 뒤집어버린 후배! 송학사를 토루까지 단숨에 끌고 와버린 또 다른 후배! 아리랑을 강원도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 멋진 또 하나의 후배! 그럼 저는 선배 축에 드는 건가요? 새글(2015.11.23)

 

 

 

 

 

오늘 오후 2시 20분에 광주에서 출발한 고속버스가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8시가 다 된 시간에도 고속도로를 못 면하고 있었습니다. 명절보다 더 몰린 차량들로 인해 버스 전용구간도 무용지물, 길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이 돠어버린 탓입니다. 대책 없는 버스 속의 승객들만 난리가 났습니다. 자녀들보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식사하라는 분, 예약 장소의 약속을 취소하시는 분, 무엇보다도 휴게소 후 3시간여가 지나 용변이 급한 분들의 몸의 비비꼬임.다행히 뒷단속을 하고 차에 오른 저는 위기를 겨우 모면했습니다.

(2015.11.22)

 

 

밖이 소란하더니 아들과 딸아이가 애엄마를 둘러메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처제들이 장난스럽게 양주를 먹였다고 합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은 애엄마가 소주려니 받아 마셨을 것입니다. 처음 일입니다.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렵사리 침대에 눕히고 공수가 뒤바껴 바닥에 누운 제가 생각을 합니다. 저야 하루 이러지만 허구한 날 술에 취해 들어와 뻗어 자는 저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으리라 생각이 들며 잠시 반성을 하게 합니다. 아침 그분 안전에 컨디션 한 병을 바치며 오늘을 시작합니다. (2015.11.20)

 

 

 

청소 아짐의 저에 대한 관심은 언제 끝이 날까요? 지난번 가게 안까지 깊숙이 진입이후 다시 들어오시지는 않으나 우리 가게 주변 청소를 하면서는 10여m 전방에서 봉걸레를 들고 저 있는 쪽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래도 눈이 마주치지 않으면 가게 문 옆 청소를 하시면서 본인의 존재를 알립니다. 일부러 안 보고 있으면 한참 후 또 문 주변 청소를 하십니다. 결국 내가져서 “안녕하세요, 수고 많으십니다.” 하면 그때서야 얼굴이 환해지시며 “네에!” 하시고는 다른 곳으로 가십니다. (201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