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일이 있었던 정구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어제 오후 가게에 들렀습니다. 이렇게 찾아주는 친구들이 있는 것이 우리의 행복입니다. 그런데 이번 중앙대학교 졸업앨범에 송은이가 실려서 잘 봤다고 합니다. 작년 한 학기를 남기고 휴학을 해서 저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집에 들어가 확인하니 정구 딸 은별이도 당당한 모습으로 실려 있고 역시나 송은이도 있었습니다. 같은 앨범에 두 집의 딸들이 함께 실려 있으니 이 또한 기쁨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대를 이어갑니다. (2015.03.06)
인연이란 게 묘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실업급여를 수령하려 고용노동센터가 있는 남부터미널 주변을 왔다 갔다 했었는데 바로 이곳에 또 제2의 직업을 마련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벌써 10년을 넘기고 이제 곧 11년차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버틸까 두려움도 앞서고 돈을 주고받는 것조차 부끄러웠는데 비교적 순항을 했습니다. 이 모두가 인삼공사와 더불어 저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여러분들 덕택입니다. 감사합니다. 늘 잊지 않겠습니다.(2015.03.06)
아파트 주차장의 빈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여섯 칸이 쪽 연달아 비어있습니다. 소개명령이 하달된 뒤로 떠나는 행렬이 쭉 이어지니 아파트 곳곳이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수도꼭지도 마냥 흐르고 벽들도 말없이 허물어집니다. 혼자 움직이지 못하고 이제 고목이 돼버린 메타스퀘어, 은행나무, 히말리야시다, 튤립나무는 아침저녁으로 저에게 슬픈 얼굴로 하소연을 합니다. 다음 주 저도 떠나고 나면 저는 저 나무들의 운명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곧 또 잊을 것입니다.(2015.03.05)
이른 아침 모르는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을 찾는 중년 여성 정도의 잘못 걸린 전화였습니다. 그 번호로 다시 걸려왔습니다. "아니라!'고 거듭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일반 전화번호가 찍히면서 또 그분의 전화입니다. “아니라!”고 했습니다. 잠시 후 소리샘 메시지가 찍힙니다. 그 번호입니다. 행여 제대로 보낸 것으로 오해할까 이번에는 제가 전화를 드렸습니다. "제가 아드님께 대신 전달할 테니 전화번호를 불러주세요!" 그분이 불러주는 번호로 대신 걸었습니다. 엉뚱한 여자 분이 "여기는 가정집입니다."
(2015.03.04)
암웨이 제품이 좋아 자신은 그것을 복용한다는 할머니 손님의 3일에 걸친 상식을 벗어난 갑질에 어제 오전 아무도 없는 허공에 욕을 몇 번하고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습니다. 오후에 들리신 또 다른 할머니 손님, 식사 전이라 하시면서 옆 식당으로 잠깐 가시기에 가만히 밥값을 내드렸습니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돼버린 손자손녀를 홀로 키워 이번에 대학졸업까지 시키신 정 많고 한 많은 할머니지요. 이제 독립을 시켜야하는데 그래도 마음에 걸리신다면서....대비된 어제 오전과 오후(2015.03.03)
거실에서 주무시는 장모님을 깨우지 않기 위해서 안방에서 한 시간여를 뒹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연세가 드시니 아침에도 옛날보다는 더 주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아침상은 장모님께서 차리셨습니다. 당연히 사위의 덕담이 오갈 차례입니다. "장모님, 저희도 나중에 광주에 내려가서 같은 아파트에 살렵니다. 아침은 각자 집에서 따로 먹고 점심은 꼭 같이 모여서 드시게요!" 장모님 얼굴이 환해지셨습니다. "오신 김에 며칠 더 계시다 가십시오. 잉!" 저의 마무리입니다.(2015.03.02)
허드렛 날이면 어머니는 꼭 솥뚜껑을 엎어서 콩을 볶았습니다. 그리고 그 콩을 한 주먹만큼 주시면서 먹으라고 했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칡뿌리를 구해서 그것이 밥 칡이든 나무 칡이든 씹어서 먹도록 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매년하는 풍습으로 그저 알았지만 이 날이 음력으로 2월 초하루 바로 그 해 농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는 것을 안 것은 한참이나 지나서였습니다. 올해는 저도 허드렛 날을 지켜볼까요? 콩이야 어렵지 않겠지만 요즘 칡뿌리를 시중에서 구하기가.... (201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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