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게 시간이라서 국내선 비행기를 탈 일이 거의 없었는데 어제는 피곤한 애엄마의 빠른 이동을 위해 광주 공항을 이용했습니다. 역시 예향답게 2층에 공항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림에 안목은 없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열심히 보았습니다. 주로 이 지역사회 출신의 화가들 작품이 결려있었는데 갑자기 오승우화백의 작품이 눈에 확 뜨입니다. 반가워서 한 컷을 스마트폰에 담는데 관계자가 달려와 제지를 합니다. 순간 머쓱해졌습니다. 저작권 관련하여 안 되는 일인가 봅니다.(2015.01.19)
우리 남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저 스치로풀 박스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79살 되시던 해까지는 서울에 오시면서 꼭 한 손에 산낙지를 담은 저 박스를 들고 오셨습니다. 행여 제가 집에 늦게 귀가하여 낙지가 죽을까봐 노심초사하시던 어머니께서 어느 날 저 박스를 오시던 차편에 두시고 내렸습니다. 그게 치매의 출발이었습니다. 오늘은 광주의 장모님께서 올라오는 제 손에 들려주셨네요. 아직 살아서 자신들의 서울행을 축하합니다. (2015.01.18)
이른 아침인데 잘 생긴 총각이 가게로 들어옵니다. 약간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A4용지 한 장을 부탁합니다. 흔쾌히 몇 장을 손에 들려주면서 " 오늘 일 잘 보라!"는 덕담을 건넵니다. "네에, 이쪽에 자주 오니까 꼭 들려서 홍삼을 사겠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아무래도 길에 위치한 가게라서 잔 부탁을 하러 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모두들 들어올 때는 어정쩡하지만 나갈 때는 밝은 얼굴로 웃고 나갑니다. 지켜보는 저도 흐뭇합니다. 오늘 저에게 좋은 일만 기다릴 것입니다. (2015.01.16)
결혼기념일이 과연 기쁜 날인가요? 아니면 슬픈 날인가요? 어제 우리의 27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저녁 무렵 마침 제주에 놀러가 있는 애엄마에게 축하의 전화를 올렸습니다. 일찍 집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또한 알릴 겸해서요. 멀리 제주에서 들리는 목소리 "시끄러! 친구들하고 식사 중이니까 끊어. 나는 당신을 만나 제일 슬픈 날이야!" 그래도 어찌 제 기분이 나쁘지 않네요. 그건 그렇고 일 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 자유의 날, 왜 아무 약속도 안 잡혔을까요? 저는... (2015.01.15)
가게에 있다 보면 이것저것 자잘한 것들을 들고 와서 사달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들의 형편을 고려하여 웬만하면 필요여부에 관계없이 사주는 편입니다. 어제는 나이가 좀 있으신 할머니 한 분이 오시더니 다짜고짜 "부자들이 안사면 누가 사겠냐?"면서 불쑥 화장지 한 보따리를 들이밉니다. 화장지는 워낙 많이 있는데다 이 분의 말씀과 행동이 너무 막무가내여서 거절을 했습니다. 한참의 실랑이 후 나가면서 "씨발놈"이라고 던지고 갑니다. 그냥 혼자 속으로 감내하고 말았습니다.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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