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을 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인근 사우나에 들렸습니다. 두 시간여만 있다가 집에 갈려했으나 찜질방에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두 시경에 걸려온 애엄마의 전화를 받아서 사우나라고 이야기했더니 "거기가 집이니 그냥 자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저는 정말로 더 자다가 5시경에 들어갔습니다. "이제는 별 일을 다한다"며 그분께서 숙제를 주셨습니다. 9시부터 시작해 이제야 마쳤습니다.(2013.12.11)
어제 종일 내린 비로 길가 나무밑에는 이제는 마지막 남은 잎들까지 다 떨어져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옛날 시골에서의 갈퀴나무가 생각이 났습니다. 땔감이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이라 솔잎을 비롯한 나뭇잎은 물론이고 검불까지도 갈퀴로 긁어서 동그렇게 뭉쳐 집마당이나 정개(부엌) 옆에 쌓아놓아야 한 겨울을 지낼 수 있었는데. 지금같으면 한 나절이면 전부를 모을 수 있었을 걸 그때는 참 큰 일중의 하나였지요(2013.12.10)
이제는 정상적인 대화가 거의 불가능하실 정도로 진행이 되신 어머니와 갈수록 보행이 불편해지시는 아버지를 두고 두 분이 주무시는 것을 보고 집을 나섰습니다. 얼마 안 걷고 아파트를 쳐다보니 어느 사이 불이 켜졌있었습니다. 그냥 갈 수가 없어 다시 들어갔습니다. 잠깐 기억이 돌아오신 어머니가 거실로 나오셔서 울고 계셨습니다. 차 시간 때문에 주무시라 하고 다시 나섰습니다만 오늘 아침 어머니는 제가 왔다 간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실 것입니다.(2013.12.09)
서울의 달은 별이 보이지 않고 광주의 달은 자기 발 아래 딱 하나만 거느렸는데 어젯밤 목포 하당의 달은 우리들의 만남만큼 많은 별들과 함께하고 있었습니다.이쁜 아우들과의 술자리에서 분위기에 취하고 정에 취하고 사랑에 취하고 감격에 취해서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신 아들 온지도 몰랐다며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 다시 덮어주고를 반복하시는 어머니의 손길을 느끼며.....(2013.12.08)
애엄마가 내복을 사왔습니다. 검정색 회색등 무채색 계열의 3벌입니다. 우선 검정색 아랫도리를 입었습니다. 마침 기다렸다는 듯 몸에 착 달라붙으며 엉덩이와 다리의 곡선이 살아났습니다. 그 순간 저는 발레리나가 되었습니다.양 다리를 벌려도 펴고 오무려도 보고 꼿발로 서보기도 합니다. 제가 봐도 솔찬히 봐줄만한 멋진 자태가 연출되었습니다.(201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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